"지진 일상화된 느낌"…포항시민 지진 얘기만 나오면 화들짝
(울진·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최근 한반도 동쪽에서 비교적 큰 규모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동해안 주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22일 오전 5시 45분 경북 울진군 동남동쪽 38㎞ 해역에서 규모 3.8 지진이 일어났다.
19일 오전 11시 16분께 강원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 지진이 난 지 3일 만이다.
앞서 지난 2월 10일 낮 12시 53분 38초께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규모 4.1 지진이, 1월 1일 오전 6시 49분에는 영덕군 동북동쪽 29㎞ 해역에서 규모 3.1 지진이 났다.
올해 들어서 규모 3.0 이상 지진은 모두 5차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월 9일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남남서쪽 76㎞ 해역에서 난 지진(규모 3.7)을 제외하면 모두 한반도 동쪽에서 일어났다. 정확하게 말하면 육지가 아니라 모두 해역에서 일어났다.
동해 해역에서 난 지진은 모두 육지와 25㎞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생해 인명이나 재산에 피해를 주지 않았다.
다만 땅과 건물이 흔들려 119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문의 전화는 많았다.
특히 지진으로 큰 피해를 겪은 포항과 경주시민은 지진 얘기만 나와도 화들짝 놀라는 분위기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지진이 진앙 인근 지열발전 때문이란 연구결과가 나와 겨우 안심하기 시작한 단계다.
한 포항시민은 "이제 지진 트라우마에서 겨우 벗어나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데 육지에서 났으면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규모 지진이 자꾸 동해 쪽에서 나 불안하다"고 말했다.
울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42)씨는 "2017년 11월 포항에서 지진을 겪은 후 직장 때문에 울진으로 옮겼는데 이곳에서 다시 지진을 느끼니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라며 "지진이 일상화한 거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육지와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난 지진임에도 기상청이 진앙과 가까운 행정구역을 기점으로 발표하는 데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2월 10일 포항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포항 도심과 먼바다에서 지진이 났는데 뉴스에 포항지진이라고 대서특필을 하니 이미지가 나쁘게 굳어진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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