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당타이손 "음악·요리 공통점 많죠…직관이 관건"

입력 2019-04-22 15:01   수정 2019-04-22 17:41

피아니스트 당타이손 "음악·요리 공통점 많죠…직관이 관건"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로 내한…한국서 첫 실내악 협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음악과 요리는 비슷한 점이 많죠. 맛있는 음식을 만들 때도, 멋진 곡을 연주할 때도 '직관'이 중요합니다."
매년 봄이면 찾아오는 서울의 대표적 음악축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로 내한한 세계적 피아니스트 당타이손(61)은 22일 종로구 인사동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음악과 미식(美食)의 흥미로운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베트남 출신인 당타이손은 폴란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980년 동양인 최초로 우승한 뮤지션이다. 훗날 조성진이 한국 최초로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당타이손은 섬세한 연주로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가장 쇼팽다운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첫발을 뗀 SSF는 14회째인 올해 '음악과 미식'(Music & Gastronomy)을 주제로 정했다.
"음식에서 중요한 건 '타이밍'인데요, (불 위에) 너무 오래 놔둬도 요리를 망치고 너무 짧게 둬도 익지 않습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타이밍이 중요하죠. 다만, 인터넷이나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만 요리하면 별맛이 없듯, 음악을 할 때도 직관이 더해져야 합니다."
당타이손은 25일, 27일 두 차례 공연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편곡한 버전 등을 들려준다. 한국에서 솔로 공연을 한 적은 있지만 실내악 연주는 처음이다.
그는 "쇼팽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기보다 친밀한 분위기에서 5중주 밴드와 더 많이 공연했다"며 "당시 진짜 분위기를 되살려보고자 이 노래를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아노는 외로운 악기다. 연주자 홀로 모든 걸 결정하고, 가장 중요한 자리에 서야 할 경우가 많다"며 "실내악으로 다른 연주자들과 협연할 때면 에고(자아)를 잊고 함께 연주하는 법을 배우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고 덧붙였다.


SSF를 14년째 이끄는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65)은 올해 주제를 '음악과 미식'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음식은 인생을 살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라며 "잦은 여행으로 낯선 레스토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연주자들에겐 더욱 그렇다. 음식과 음악의 유사점을 비교해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축제가 10년을 이어오면서 음악적으로도 수준이 높아졌고, 매년 축제를 기다리는 마니아층도 생겨났다. 그러나 고질적 어려움도 여전했다.
강 감독은 "힘들지만 보람 있으니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제일 큰 문제는 재정이다. 매년 재정문제에 부딪힌다. 안정적으로 오래갈 여건이 되면 좋은데 그게 힘들다"고 털어놨다.
실내악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일반의 인식에도 아쉬움을 털어놨다. 젊은 클래식 인구의 감소는 국내외 공연계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강 감독은 "외국은 그래도 서양음악 본거지라 그런지 기본적인 청중들, 매주 음악회에 가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그런 분이 많지 않다"며 "장래는 젊은 분들에게 달렸으니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주면 좋겠다. 음악하는 학생들도 자기 악기만 보면 시야가 좁아지니, 음악회에 많이 와서 배우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올해 축제는 23일부터 5월 4일까지 세종체임버홀, 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윤보선 고택, 가톨릭문화원 아트센터 실비아홀 등지에서 진행된다.
프랑스 국립문화훈장을 받은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 러시아 실내악 표본을 보여주는 바이올리니스트 파벨 베르니코프를 비롯해 조영창·양성원·김영호·김상진 등 SSF 대표 아티스트와 노부스 콰르텟 등 국내 연주자가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축제 홈페이지 참조. 관람료는 2만∼15만원. 문의 ☎ 02-712-4879.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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