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 "이 지역에서는 우리가 야당입니다."
대구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지역구 행사에서 한 주민으로부터 괄시를 당한 뒤 '지역 야당 정치인의 비애'를 소셜미디어에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22일 김동식 대구시의원(수성구2)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전날 지역구 모 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가서 기수별 천막을 찾아 인사드리고 명함을 돌렸다"며 "명함을 받은 한 주민이 '민주당입니까?'라고 묻고는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받은 명함을 구겨서 버렸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그 주민이 장관 출신 지역 국회의원 이름을 거론하면서 "'내가 김00부터 낙선시켜 줄게'라며 말에 독기까지 장착했다"며 "그냥 돌아서자니 속상해서 '이 명함 제가 다시 가져가겠다. 그래도 면전에서 명함을 구기는 건 너무 하시네요'라고 겨우 반항했는데 아무 말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심심찮게 경험했던 상황이지만 의원 명함 수모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시의원 당선의 감흥에 취해 잠시 잊고 있었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런 내용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되자 약 500명에 달하는 누리꾼 댓글이 잇달아 달렸다.
한 누리꾼은 "20대 총선 무렵보다 민심이 많이 격노하고 있고 그 매를 김 의원이 대신 맞고 있다고 생각하라"며 "신발 끈 다시 매고 민심을 잘 다독여 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누리꾼은 "아직도 지역색과 정당으로 사람을 판단하다니 갈 길이 먼 듯하다"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생각나고 부끄럽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같은 민주당 소속 강민구 시의원(수성구1)은 댓글에 "제 경우는 강하게 반격한다. '명함을 왜 찢어버리나? 입장을 바꿔 당신 명함을 면전에서 찢어버리면 기분 좋겠냐. 사과하시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동식 시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처음 대구 지역구 광역의원에 당선된 4명 중 한 사람이다. 대구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등 시민단체 활동을 거쳐 김부겸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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