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분규' 콜텍 노사, 정리해고자 복직 극적 합의(종합2보)

입력 2019-04-22 18:08  

'13년 분규' 콜텍 노사, 정리해고자 복직 극적 합의(종합2보)
이인근 지회장 등 3명 내달 2일 복직 후 30일 퇴직 합의
사측, 해고노동자에 유감 표명…노조는 농성 중단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김철선 기자 = 국내 최장기 노사분쟁 사업장인 콜텍 노사가 마침내 정리해고 노동자의 복직에 합의했다.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22일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본부에서 열린 교섭에서 노사가 복직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 따라 13년째 복직 투쟁을 벌여온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 임재춘 조합원, 김경봉 조합원이 다음달 2일 복직한다.
다만 이들은 같은 달 30일 퇴직하기로 했다. 지난 13년 동안의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은 없고, 복직 후 처우는 상호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회사 측은 복직 투쟁을 계속해온 콜텍지회 조합원 25명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금액 역시 공개되지 않는다.
콜텍이 국내 공장을 재가동할 경우 해고노동자 중 희망자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합의에서 사측은 2007년 정리해고로 해고된 노동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하기로 했고,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한 집회와 농성을 중단하고 농성장 등 시설물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노사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서로에게 제기한 민·형사·행정 소송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노사는 23일 오전 10시 박영호 사장이 참석하는 조인식에서 합의안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다.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은 "13년간의 투쟁이 마무리돼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며 "요구사항이 완전히 쟁취된 것은 아니라 안타깝지만 13년이라는 길거리 생활을 마감할 수 있어 환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더이상 정리해고로 고통받는 노동자가 없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 대표로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이희용 콜텍 상무는 특별한 소감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이날 잠정 합의는 지난 15일부터 연속으로 열린 콜텍 노사의 '9차 교섭'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노사는 이 기간 정회를 반복하며 의견을 주고 받았다.

노사는 한때 교섭장 밖으로 고성이 흘러나올 정도로 의견 차이가 컸으나 서로 큰 폭의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4천464일 만에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여러 차례 만나 교섭해왔다. 8·9차 교섭에는 박영호 사장이 분쟁 13년 만에 처음으로 정식 교섭 자리에 참여하기도 했다.
기타를 생산하는 악기업체 콜텍의 노동자들은 2007년 정리해고 이후 13년째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해왔다
이들은 2009년 정리해고 무효소송 항소심에서 이겼지만,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2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투쟁 노동자 가운데 최고령자인 김기봉 조합원은 올해 60세로 회사 측이 복직을 허용한다 해도 올 연말이면 정년을 맞는다.
이런 이유로 공동대책위는 올해 '끝장 투쟁'을 선언하고 투쟁 수위를 높여 왔다.

김경봉 조합원은 잠정 합의안 체결 후 "투쟁하는 동안 상처도 많았고 힘도 들었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직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단식농성에 돌입했던 임재춘 조합원은 잠정 합의 소식에 42일 만에 단식을 중단하기로 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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