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인 부모를 따라 유럽에서 시리아로 갔거나 현지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송환 문제가 논란인 가운데 스웨덴에선 숨진 IS 조직원의 일곱 자녀 송환 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스웨덴 방송 'TV4'에 따르면 숨진 스웨덴 예테보리 출신 IS 가담자 미카엘 스크라모의 7명 자녀를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이라크 내 스웨덴 영사관으로 데려오는 문제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내 쿠르드 당국이 '악명 높았던' IS 전사이자 조직원 모집책이었던 스크라모의 자녀들을 시리아의 알홀 난민 캠프에서 이라크 에르빌의 스웨덴 영사관으로 데려갈 수 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한 살부터 여덟 살까지인 이들 자녀 7명은 올해 초 엄마가 숨진 데 이어 지난 3월 아버지 스크라모가 IS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바구즈 전투에서 전사하면서 고아가 됐다.
이후 이들은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알홀 난민 캠프에서 지내왔으며, 스크라모의 부친은 손주들의 소식을 접한 뒤 이들을 스웨덴으로 데려오도록 허용할 것을 당국에 요구하고 나섰다.
스크라모의 부친은 아이들이 시리아에서 이라크로 올 수 있게 됐다는 소식에 "놀랍다. 큰 위안이 된다"면서 "아이들이 에르빌에 도착하면 민간병원에 입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끔찍한 상황을 겪어온 만큼 정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스웨덴 외교부는 "우리는 개별 사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며 스크라모의 자녀 송환 문제 진전사항에 관해선 확인을 거부했다고 TT 통신은 전했다.
알홀 캠프에는 현재 IS 전사의 자녀 6천500명이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스웨덴계 아이들은 60~8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아이를 스웨덴으로 데려올지를 놓고 스웨덴 내부에서는 논란이 돼왔다.
일각에선 스웨덴에 뿌리를 둔 아이들이므로 인도적인 차원에서 당연히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다른 일각에선 이들이 잠재적으로 사회적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이들을 데려오는 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파노스 뭄치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시리아 조정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관련 정부에 IS 자녀 문제를 긴급하게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아이들이 제일 중요한 희생자로 다뤄져야 한다"면서 "어떤 해결책을 선택하든, 그 결정은 아이들의 최선의 이익에 기초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에르빌에서 손주들을 기다리고 있는 스크라모의 부친은 방송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스웨덴으로 데려가기 위한) 절반의 절차가 해결됐다"면서 "두 정부가 아이들을 데려가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작년까지 스웨덴 출신 약 300명이 IS를 비롯한 이슬람 무장세력에 가입하기 위해 시리아나 이라크로 갔으며 이 가운데 약 절반은 스웨덴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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