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 "구매자 두려움 해결 때까지는 폴더블폰 미래도 불안"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자사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연기한 데에는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같은 사태가 재연돼서는 안 된다는 내부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초기 삼성전자는 일부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 그동안 판매한 제품 전량을 회수하고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교환 제품도 잇따라 발화하면서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하고 리콜부터 재고 처리까지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되찾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이번 갤럭시 폴드 화면 결함 논란을 보도하는 일부 외신들도 처음부터 이 이슈가 삼성전자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갤럭시노트7 사태에 비교했다.
삼성 "갤럭시 폴드 미국 출시 연기…문제 원인 철저히 조사" / 연합뉴스 (Yonhapnews)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에 대한 학습 효과 때문에 정식 출시 전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선제적으로 미뤘다고 본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갤럭시 폴드의 화면 결함 논란 자체는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기류가 강했지만, 품질에 대한 우려가 계속 나오는 만큼 무리해서 출시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이 대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화면 결함 문제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식 출시에서는 리뷰 제품에서 드러난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은 문제가 된 화면 보호막을 임의로 제거해서는 안 된다는 안내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는 화면 보호막이 베젤 끝까지 딱 맞게 붙어있지 않아 화면 보호필름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 부분의 디자인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또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힌지의 상·하단 부분이 기존 스마트폰처럼 프레임으로 막혀있지 않아서 미세한 틈이 생기는데 이 틈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디스플레이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출시 일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이달 26일로 예정됐던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시에 이어 유럽 출시, 국내 출시가 순차적으로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짧게는 수 주에서 길게는 한·두 달 출시가 밀리게 될 수도 있다.
갤럭시 폴드 출시를 둘러싼 이런 잡음은 첨단기술 제품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폴더블폰이라는 세상에 없던 제품을 첫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신기술의 통과의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상용화 검증을 거치지 않은 기술을 신제품에 먼저 적용할 경우, 성공하면 그 분야에서 선두주자의 지위를 굳힐 수 있지만 그 과정에 따르는 위험도 클 수밖에 없으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바로 그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로 이어진 이번 논란이 어떻게 전개되느냐는 앞으로 폴더블폰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삼성이 겪는 어려움은 폴더블폰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위험하고 취약한 것인지 보여준다"며 "삼성과 다른 업체들이 (이번 사태로 인한) 구매자들의 두려움을 가라앉힐 수 있을 때까지 폴더블폰의 미래도 극히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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