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테러' 10여개 국적 외국인 희생자 30여명

입력 2019-04-23 11:06   수정 2019-04-23 11:21

'스리랑카 테러' 10여개 국적 외국인 희생자 30여명
영국인 가족, 미국인 출장자, 덴마크 재벌가 아들 3명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부활절인 지난 21일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로 숨진 희생자 290명 가운데 영국과 인도, 미국 등 10여개 국적의 외국인 3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과 인도 외교 당국은 각각 자국민 8명이 스리랑카 테러로 희생됐다고 확인했다.



영국인 희생자 중에는 변호사인 아니타 니컬슨(42)과 아들 알렉스(14), 딸 애너밸(11) 등 가족 3명의 안타까운 사연이 자세히 보도됐다.
싱가포르에 거주하던 이들은 부활절을 맞아 스리랑카로 가족여행을 왔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은 콜롬보의 샹그릴라호텔 식당에서 아침 식사 중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혼자 살아남은 아니타의 남편 벤 니컬슨은 성명을 통해 "아내와 아이들을 잃어 정말 고통스럽다"며 "아니타는 완벽한 아내이자 훌륭한 어머니였다. 우리가 조금 전까지 즐겼던 휴가는 아니타가 우리 가족, 특히 아이들의 삶을 다채롭게 만들어주려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보 국립병원의 응급실 담당자는 "니컬슨 씨가 병원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봤다. 그는 계속 가족들에 관해 물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영국 소방당국은 은퇴한 맨체스터 소방 구조대장 빌리 하롭과 아내가 사망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최소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미 덴버에 살면서 국제 교육회사 피어슨의 기술 서비스팀에서 일하던 디터 코왈스키(40)는 스리랑카 콜롬보로 출장을 갔다가 시나몬 그랜드호텔에 도착한 직후 테러로 숨졌다.
피어슨의 CEO 존 팰런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단순히 무언가를 고치는 것을 즐겼던 선량한 사람이 오로지 파괴밖에 모르는 악한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워싱턴D.C의 사립 명문학교 '시드웰 프렌즈'에 다니다 휴학하고 스리랑카에서 1년을 보내던 초등학생 키에란 샤프리츠 드 조이사(10)도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이 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키에란은 다음 학기에 학교로 돌아오는 데 매우 신나 있었다"며 "학생들이 그의 죽음에 대해 소셜미디어나 그룹 채팅에서 대화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덴마크 언론은 억만장자 안더스 홀츠 포블센의 아내와 네 명의 자녀들이 부활절 방학을 맞아 스리랑카에 머물다가 테러를 당해 세 자녀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올해 46세인 홀츠 포블센은 덴마크 최대 부호로 알려졌으며 의류 소매회사 '베스트 셀러'와 온라인 패션 소매업체인 'ASOS'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스페인·호주·중국·스위스·터키·사우디아라비아 국적자 각각 2명, 네덜란드·일본·포르투갈·프랑스·방글라데시 국적자 각각 1명이 숨졌다고 CNN 등이 전했다.


이번 테러 희생자의 대부분은 스리랑카인이다.
스리랑카의 유명 요리사 샨타 마야두네와 딸이 샹그릴라호텔 테러로 숨졌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그의 딸은 테러 발생 직전 페이스북에 가족들과 함께 호텔에서 부활절 아침 식사를 하는 사진을 올렸다.
'스리랑카 테러' 사망자 228명으로 늘어…용의자 13명 체포 / 연합뉴스 (Yonhapnews)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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