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니콘 틱톡 '급성장'에 곳곳서 '급제동'

입력 2019-04-23 11:38  

세계 최대 유니콘 틱톡 '급성장'에 곳곳서 '급제동'
미국, 벌금부과 이어 개인정보 스파이 활동 이용 우려 제기
인도는 유해성 콘텐츠 논란으로 앱 다운로드 차단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기업가치가 85조원 이상으로 세계 최대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국 동영상앱 틱톡(TikTok. 중국명 더우인)의 무서운 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미국과 인도가 운영방법과 서비스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신흥기업중에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가도를 질주하다 단기간에 실패한 경우도 많다. 틱톡도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3일 보도했다.


"틱톡을 통해 (미국 유저 4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중국 당국에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유력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지난 1월 급성장을 거듭해온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를 거칠게 비난했다. 2012년 3월에 설립된 바이트댄스는 2017년부터 틱톡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불과 1~2년만에 전세계에 5억명의 유저를 확보한 동영상 앱 틱톡이 대표 상품인 SNS 서비스 업체다.
문자와 사진정보가 중심인 종전의 SNS와 달리 15초 정도의 짧은 댄스 동영상 등 자신의 개성을 내세울 수 있는 새로운 SNS로 초·중·고생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피터슨연구소는 조사보고서에서 "틱톡 앱에 미국 젊은 군인의 정보도 포함돼 있어 중국 측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달 후인 2월에는 미국 정부 당국이 13세 미만 미국 아동이 등록한 나이와 본인의 동영상 등의 개인정보를 틱톡이 불법적으로 이용했다며 570만 달러(약 65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바이트댄스는 즉시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을 납부, 미국 당국과 화해했다.
4월에는 거대 시장인 인도로 불꽃이 튀었다. 인도 당국은 틱톡 동영상중에 성적인 표현을 포함, 부적절한 동영상이 다수 배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대법원은 이 앱의 신규 다운로드를 중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바이트댄스는 1억명 이상의 유저가 있는 인도에서 신규 유저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
바이트댄스는 그동안 중국 인터넷의 양대 강자인 알리바바, 텐센트(騰迅·텅쉰)와는 다른 의미에서 중국의 내일을 짊어질 유니콘으로 크게 주목 받아왔다. 아직 상장하지 않았지만 미국 조사회사인 CB인사이츠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750억 달러(85조6천425억 원)로 평가하기도 했다.
해외사업이 강한 것도 이런 고평가의 배경이다. 틱톡은 중국내 3억명 외에 인도에 1억명, 미국에 4천만명, 일본에 900만명 정도의 해외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점에서 국내가 주무대인 알리바바나 텐센트와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트댄스 관계자도 "전세계에서 유저를 급속히 확대해 왔다"고 지적하고 "이 플랫폼을 활용하는게 앞으로 사업을 더 확대하는데 중요하다"고 자사의 강점을 강조했다. 이런 터에 미국과 인도에서 잇따라 해외사업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해 회사 측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바이트댄스 주변에서는 미국과 인도의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 정권의 배제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華爲)와 마찬가지로 "중국 기업에 대한 경계심이 세계적으로 확산해 사업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바이트댄스는 이런 사태를 예상하고 그동안 중국 기업이라는 사실을 되도록 드러내지 않는 방법으로 해외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측면도 있다. 일본에서도 틱톡이 중국 기업이 제공하는 앱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바이트댄스 본사 소속인 한 30대 남성사원은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중국기업이라는 사실을 되도록 감춰왔으나 그 전략도 이제 한계에 온 것 같다"고 푸념했다.
중국 국내여건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달들어 틱특 등의 동영상 앱에 대해 "청소년 중독방지시스템"을 6월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앱 이용시간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으로 중국 정부도 바이트댄스의 성장관리에 나선다는 의미다.
니혼게이자이는 혜성처럼 등장한 바이트댄스의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앞날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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