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평양발 수송기·여객기 도착…北선발대, 러시아측과 협의 모습도 포착
김정은 시찰거론 연해주 해양관에 北인사 방문…극동연방大엔 양국 깃발 내걸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만남을 앞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곳곳에서 회담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김 위원장의 전용차량인 마이바흐가 공수됐고 회담장으로 추정되는 극동연방대학교로 향하는 도로에는 러시아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걸리는 등 북러정상회담이 임박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23일 오전 11시(현지시간)를 전후한 시각에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는 평양발 고려항공 여객기(JS-371편)와 수송기 1대가 잇따라 도착했다.
평양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정기항공편은 월요일과 금요일에만 있는데 증편된 것이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원래 스케줄에 없는 여객기가 왔는데 수송기까지 같이 온 것으로 볼 때 북러정상회담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 고위급인사가 회담 준비를 위해 이 여객기를 이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지만, 취재진에 목격된 이들은 대부분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로 보였다. 이들은 인솔자의 지시에 따라 공항 밖에 모여 승합차에 나눠 탔다.
노동자들 행렬 속에는 양복을 입은 북측 인사들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이들은 취재진을 피해 곧장 공항을 빠져나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30명의 북한 사람들이 공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수송기는 착륙 직후 취재진의 시야를 벗어난 곳으로 이동했는데 정상회담 관련 물자를 싣고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량인 벤츠와 마이바흐가 회담장으로 유력한 극동연방대학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수송기에 실려 왔을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공항 입국장에서는 한국과 일본 취재진과 북측 인원이 실랑이를 벌이다 한 방송사의 카메라가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북측 관계자는 "카메라 들이대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북측 사람들끼리 "원수님(김정은 위원장) 오신다고 이렇게들 왔다는구만"이라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극동연방대로 향하는 도로에는 가로등에 러시아 깃발과 인공기를 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회담장으로 유력한 극동연방대 S동 건물을 비롯한 대학 구내에도 양국 깃발이 나란히 걸렸다.
S동 건물은 출입이 완전히 통제되는 등 극동연방대는 전반적으로 보안이 강화된 분위기였다.
정상의전을 총괄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극동연방대 건물을 오가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호텔에서도 검은색 정장 차림의 북측 관계자 4명이 로비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언제 오나', '회담 날짜는 언제인가' 등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을 피했지만 밝은 표정으로 "언제 왔나"라고 묻거나 "(회담 시작도 전에) 일찍들 왔다"고 응대했다. 남측 취재진이 모여들어 촬영을 시도해도 강하게 제지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전날 열차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이 호텔에서는 군복을 입은 북한 관계자들이 러시아측 관계자들과 만나는 장면도 포착됐다.
정상회담 후 김 위원장이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프리모르스키 오케아나리움(연해주 해양관)에는 이날 북측 인사들이 방문했다.
오케아나리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 취재진이 '김 위원장의 시찰과 관련해 휴관하느냐'는 질문에 "금요일(26일)에 휴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4일께 전용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푸틴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한 뒤 25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시찰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6일 귀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매체, 김정은 방러 공식 발표...푸틴과 첫 대면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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