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텍 노조 "회사가 버티면 노조가 포기한다는 법칙 깨고 싶었다"

입력 2019-04-23 13:48   수정 2019-04-23 17:00

콜텍 노조 "회사가 버티면 노조가 포기한다는 법칙 깨고 싶었다"
13년 복직투쟁 이인근 지회장 "정리해고 자행되는 세상 물려주고 싶지 않아"
투쟁 과정서 이혼의 아픔도…"생계 이유로 투쟁 포기하면 같은 일 반복"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13년 동안 이어진 투쟁 끝에 '명예복직'을 하게 된 금속노조 콜텍지회 이인근 지회장은 "회사가 버티면, 노동자들이 알아서 포기한다는 법칙 아닌 법칙을 깨고 싶었다"고 23일 말했다.
이날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앞 농성장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마친 이 지회장은 "노동자들이 각자 생계를 이유로 투쟁 현장 떠나면, 싸움이 그렇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노동자도 지치지 않고 싸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인근 콜텍지회장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 13년 만에 노사합의가 이뤄졌다. 소감은.
▲ 후련한 것이 20%이고, 아쉬운 것이 80%이다. 농성이 끝난 것은 분명 후련한 일이다. 하지만 완전한 복직을 쟁취하지 못했고,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 보상도 노조가 많이 양보하는 등 합의안에 아쉬움이 남는다.
-- 복직 투쟁 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었나.
▲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자주 있진 않았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2012년 양승태 대법원이 항소심에서 승소했던 정리해고 무효소송 판결을 뒤집었을 때다. 당시에는 이 세상 어디에도 정의를 찾아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쟁하면서 아내와 이혼했는데, 가족 문제가 대두됐을 때도 힘들다.
-- 생계까지 포기하고 10년 넘게 농성을 계속한 이유는.
▲ 일단 이 해고가 부당하다는 것이 명백했기 때문에 투쟁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생계를 이유로 투쟁을 포기한다면, 이후에도 같은 일이 비일비재 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분별한 정리해고가 허용되는 이런 세상을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었다. 노사분쟁 사업장에서 회사가 조금만 버티면 노조가 알아서 포기한다는 법칙을 깨고 싶었고, 투쟁하다 보니 13년이 흘러있었다.
-- 극적으로 합의를 이뤘는데, 최근 합의 과정은 어땠나.
▲ 최근 4개월 동안 사측과 13번 정도 만났는데, 지난주까지만 해도 노사 간 입장차가 커 합의가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2일 교섭에서 사측이 양보안을 가져왔다. 42일째 계속되던 임재춘 조합원의 단식이 더는 길어지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고,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 이후 계획은
▲ 지금까지 투쟁에 '올인'을 해왔기 때문에 투쟁 이후를 계획하지는 못했다. 당장에는 병원에 가서 몸을 추슬러야 한다. 또 노사합의에 따라 농성장을 해체하고 콜텍지회 해산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른 직장 찾아가기에는 조금 늦은 것 같고, 차분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콜텍 '13년 노사분규' 공식 종료…해고자들 '한달 명예복직' / 연합뉴스 (Yonhapnews)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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