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서울대 연구팀 개발…아시아 최초 성과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인 유전체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기준이 정립됐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최초 성과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은 바이오분석표준센터 배영경·양인철 연구팀이 서울대 성주헌 교수팀과 함께 한국인 유전체 표준물질을 개발하고, 염기서열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고 24일 밝혔다.
유전체는 인종이나 국가 등 특정 집단마다 유사한 특징을 지닌다. 유전체를 집단별로 나눠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개인의 유전체 분석은 암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각종 유전질환 예방과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03년 인간 게놈(지놈·genome) 프로젝트 성공에 따라 학계에선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Next Generation Sequencing)을 활발히 진행했다.
NGS 기술 핵심은 유전자를 작은 조각으로 잘라 여러 번 살핀 다음, 유전체 지도에 맞춰 재조립하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실험 방법이나 재조립 과정 차이로 검사 업체마다 약간의 오차가 발생한다.
아주 미미한 오차라도 진단 결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 정확도 평가 기준은 필요하다.
연구팀 성과의 가치는 여기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자적인 유전자(DNA) 물질을 표준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국인 세포에서 DNA를 추출해, 최상위 수준 기술로 분석하고 인증한 결과다.
유전체 표준물질은 정량적인 DNA 양뿐만 아니라 정성적인 염기서열 정보까지 제공한다.
이를 통해 국내 업체는 전량 수입하던 미국표준기술연구소의 서양인 유전체 표준물질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배영경 선임연구원은 "한국인 유전체 표준물질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를 기반으로 한다"며 "아시아인 전체 유전체 분석 결과도 더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격도 저렴한 데다 염기서열 정보가 30% 이상 많아 국내 유전체 분석 신뢰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표준연 측은 보고 있다.
서울대 성주헌 교수는 "한국인에게 적합한 예방법이나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는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가 필요했다"며 "국내 업체의 유전체 검사 능력을 높여 한국인을 위한 맞춤형 진단을 제공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인 표준 게놈지도 작성-유전체 대동여지도 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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