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의대 연구진 보고서…소교세포 질병 연관성 첫 입증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세계적으로 포도막염은 주요 실명 원인 중 하나다. 심각한 시각 손상의 약 10%가 이 병으로 생긴다고 한다.
포도막염은 포도막 조직, 시신경과 유리체, 망막 등의 염증을 말한다. 다량의 면역세포가 안구로 유입하는 부위들이어서 감염으로 인한 손상 위험도 크다.
자가면역 반응으로 생기는 포도막염은 베체트병(Bechet's disease), 눈사르코이드증(sarcoidosis), 보그트 고야나기 하라다병(Vogt-Koyanagi-Harada disease) 등 다양한 형태를 띤다. 포도막염 환자는 망막 신경세포 손상과 이로 인한 염증에 시달리다가 심각한 시력 감퇴를 겪기도 한다.
하버드대 의대 산하 안과·이비인후과·두경부과 전문병원인 '매사추세츠 아이 앤드 이어(Massachusetts Eye and Ear)'의 과학자들이 중추 신경계의 1차 면역세포인 소교세포(microglia)가 신경 염증의 발병 여부를 결정하는 '문지기(gatekeeper)' 역할을 한다는 걸 동물 실험에서 발견했다.
22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하버드대 의대의 킵 코너 안과학 교수팀이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이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신경 아교 세포'라고도 하는 소교세포(小膠細胞)는 중추 신경계 조직을 지지하면서 신경세포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고, 화학적으로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는 기능을 한다. 소교세포가 특정 질병의 발병 및 진행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실험 결과 소교세포는 망막 내 감염 반응을 조정해 자가면역 포도막염의 발병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소교세포는 망막의 맥관 구조와 밀접히 연관돼, 염증성 면역세포가 망막의 '혈액 뇌관문(blood brain barrier)'을 빨리 통과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의 수석저자인 코너 교수는 "보통 혈액 뇌관문은, 면역반응이 망막 등 중추 신경계에 미치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 역할을 한다"면서 "하지만 포도막염에 관한 한 소교세포는 염증성 면역세포의 망막 진입을 촉진하고, 정상적인 면역체계엔 걸리지 않았을 세포들을 자가 면역반응이 공격하게 한다는 게 입증됐다"고 말했다.
제1 저자인 오쿠누키 요코 박사는 "눈의 자가면역 질환이 진행되는 동안 소교세포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통찰을 제공한 것"이라고 의미를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새로운 포도막염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기를 연구팀은 기대한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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