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상] 의류·화장품으로 호주시장 공략한 임혜숙 대표

입력 2019-04-23 20:48   수정 2019-04-27 13:36

[글로벌 한상] 의류·화장품으로 호주시장 공략한 임혜숙 대표
"합리적 구매 소비자 공략하려면 품질·가격·기다림 중요"


(정선=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호주 소비자들은 명품이라고 무조건 신뢰하거나 비싸면 다 좋다고 생각 안 합니다. 꼭 필요해야 구매하는데 그것도 꼼꼼히 따져보고 품질과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지갑을 엽니다."
1989년 호주로 이주해 30년간 주류 사회를 상대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펼쳐 온 임혜숙(51) Unique & Mix 여성 의류브랜드 대표는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소비자는 깐깐하지만, 고객이 되고 나면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강해 인내심을 갖고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개막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제21차 세계대표자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임 대표는 여행사와 문화예술기획사에 몸을 담았다가 일식당을 차리기도 했고 통역과 행사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면서 리쿠르팅 회사를 세워 매년 영어 원어민 교사 400여명을 한국으로 보내기도 했다.
현지인을 상대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해보다가 자신감이 생긴 그는 2012년 Unique & Mix를 창업했다.
이 의류브랜드는 시드니 유명 쇼핑몰인 체시우드체이스 등 쇼핑가 4곳에 입점해 있고, 호주 전역의 50개 의류매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명품관에 점포를 냈음에도 브랜드가 자리 잡는 데 7년이 걸렸다"며 "이제부터 호주뿐만 아니라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등 해외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드옥타 시드니 지회장 시절 한국 상품의 호주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화장품 시장 수요조사를 벌였던 그는 한국 중저가 브랜드의 호주 진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솔올케이(Sorol K)와 모닝 서프라이즈 (L&K)라는 두 개 브랜드로 고급제품과 품질에 별 차이가 없음에도 약한 인지도에 호주 진출을 포기하자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임 대표는 "화장품 고객은 제품을 잘 안 바꾸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지만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지속적인 재구매로 이어지므로 시간을 들여서 접근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류브랜드를 론칭할 때처럼 초기 인지도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달 초 시내 중심가 쇼핑몰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그는 "숍인숍 개념으로 한국 인기 아이돌 CD를 판매하는 데 가게 바깥으로까지 고객 줄이 이어지면서 덕분에 조금씩 화장품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며 "한국은 패션과 메이크업을 잘하는 나라로 인식이 돼 있고 서양인보다 노화가 늦게 오는 이유가 화장품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서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부산시 해외통상자문위원으로 종종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자문하고 있다. 그는 품질이 우수한 한국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로 "현지화의 부족"을 꼽으며 "주류시장을 잘 아는 한인 경제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사업하며 가장 잘한 선택이 월드옥타 회원이 된 것이라는 임 대표는 "부의 축적에만 매달리지 않고 차세대 육성에 앞장서고 봉사와 나눔을 펼치는 많은 월드옥타 선배기업인이 롤모델"이라며 "서로 돕는 전통을 이어가 후배에게 귀감이 되는 기업가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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