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CNN 등 주류언론 맹공, '포스트 특검' 정국 여론전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성향인 뉴욕타임스(NYT)를 향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라"고 공격하는 등 미 주류언론을 향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지난주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한 특검보고서 공개 이후 미 언론이 '탄핵' 운운하며 다시금 공세를 펴자 맞불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포스트 특검' 정국의 주도권을 거머쥐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폭풍 트윗'을 앞세워 파상 공세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오후부터 23일 오전까지 트위터 계정에 올린 트윗과 리트윗(전달)은 50여 건에 달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CNN, MSNBC 등이 주요 타깃이었다. 자신에 대해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자신이 '국민의 적'으로 규정한 NYT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을 도마 위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 NYT의 폴 크루그먼은 나에 대해 거짓되고 부정확한 글로 모든 신뢰를 잃었다"며 "다른 사람들처럼 그도 증오에 사로잡혀 있다. 얼마나 어리석은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고 했지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NYT에 사과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가 2016년 대선 이후에 했던 것처럼 나에게 두 번째로 사과할지 궁금하다"며 "이번에는 훨씬 더 크고 나은 사과여야 할 것이다.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들은 정말로 국민의 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칼럼에서 러시아 스캔들 특검보고서는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으며, 트럼프 대선 캠프는 개입 사실을 알고 환영했고, 트럼프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막으려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백악관을 점유한 인사가 조국을 배신했다는 것이 팩트"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도덕적으로, 기질적으로, 지적으로도 고위 공직자가 되기에는 부적합한 독재자 지망생(would-be authoritarian)"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직후 NYT가 자신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CNN과 MSNBC의 아침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인 크리스 쿠오모와 조 스카버러에 대해 저조한 시청률 등을 거론하며 비난했다. 그러나 그가 즐겨 시청하는 보수성향 폭스뉴스의 동시간대 프로그램인 '폭스 앤드 프렌즈'에 대해선 "아침 정치 쇼 중에서 단연 최고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 좌파 민주당이 가짜뉴스 리더들과 함께 완전히 미쳐버렸다"라며 그에게 적대적인 주류언론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경제 성적표'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당신이 대통령이고 경제가 좋으면 비판에서 면제를 받았다"면서 "나는 지금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는데도 주류언론에는 전혀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는 위대하고 (멕시코 국경) 장벽은 빠른 속도로 건설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시금 존경받고 있다"며 "계속해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라고 목청을 높였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풍 트윗에 언급, "지난 19일 특검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100번 넘게 트윗과 리트윗을 하면서 특검보고서에 대한 언론의 반응에 화를 내뿜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결과 보고서 공개와 관련,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 게임은 끝났다"며 2년여에 걸친 러시아 스캔들 공방에서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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