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4월 24일 다저스 선발 박찬호, 세인트루이스 타티스에 '한만두'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999년 4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메이저리그에 길이 남을 진기록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페르난도 타티스였고, 희생양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였다.
당시 박찬호는 타티스에게 3회 초에 두 개의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한국 팬들이 '한만두(한 이닝 만루 홈런 두 개)'로 회자하는 사건이다.
'사건 발생' 20주년을 맞아 24일 MLB닷컴은 "한 이닝에 두 개의 만루홈런은 타티스 전후로 아무도 치지 못했다. 더구나 만루 홈런 2개를 모두 박찬호에게 쳤다.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밤에 열린 경기, 다저스타디움에는 4만6천687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3회 초, 디저스 팬들은 두 차례나 충격에 빠졌다.
다저스 선발 박찬호는 2-0으로 앞선 3회 초 무사 만루에서 타티스에게 좌월 만루포를 허용했다. 2-7로 뒤진 3회 2사 만루에서 다시 타티스가 타석에 들어섰고, 타티스는 또 한 번 왼쪽 담을 넘겼다.
MLB닷컴은 "박찬호는 빅리그에서 2천 이닝(1천993이닝) 가까이 던지며 (아시아 투수 최다인) 124승을 올린 투수다. 하지만 1999년 4월 24일에는 2⅔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11실점(6자책)을 했다. 3이닝 이하를 소화한 선발투수 중 11점 이상을 실점한 투수는 21명뿐이다"라고 전했다.
오랜 시간 메이저리그를 지켜본 전문가들에게도 '한만두 사건'은 특별하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타티스의 후속타자로 바로 옆에서 사건을 지켜본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 맥과이어는 "한 이닝에 두 개의 만루홈런을 치는 것보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 전 캐스터도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떠올렸다.
박찬호도 지난해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그 기록은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MLB닷컴의 데이터 분석가 톰 탱고는 한 이닝에 만루포 2개를 칠 확률을 '1천200만분의 1'로 계산했다.
타티스가 박찬호를 상대로 한 이닝 두 개의 만루포를 쳤을 때 생후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던 아들 타티스 주니어는 2019년 빅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타티스 주니어는 23일까지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79타수 23안타), 6홈런, 13타점, OPS 0.954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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