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사관 습격단체 회원 美법정 공개출석…법원, 보석신청 불허(종합)

입력 2019-04-25 00:58  

北대사관 습격단체 회원 美법정 공개출석…법원, 보석신청 불허(종합)
변호인 "스페인 보내면 北에 압송될 수도"…검찰 "절대 그럴일 없다"
검찰, 크리스토퍼 안 습격가담 증거 공개…불법무기도 소지
판사 "계속 구금", 비공개 심리 요청도 기각…7월 3차 공판 예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일으킨 반북단체 '자유조선' 회원으로 알려진 미 해병대 출신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 법정에 출석했다.





캘리포니아 중앙구역 관할 법원 청사인 에드워드 로이벌 연방빌딩에서 열린 이날 심리는 지난주 체포 직후 첫 심리와 달리 방청객에게 공개된 상태에서 진행됐다.
노란색 수의를 입고 나온 크리스토퍼 안은 직접 발언하지 않고 변호인인 켈리 스틸 변호사를 통해 주장을 폈다.


진 P.로젠블루스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변호인은 크리스토퍼 안이 심각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틸 변호사는 오토 웜비어 사건을 예로 들면서 피고인의 신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있으며 그가 스페인으로 추방되면 북한으로 압송돼 처형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습격 사건을 주도한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의 변호인인 리 월로스키 변호사도 CNN 인터뷰에서 "홍 창이 북한 암살단을 피해 은신 중"이라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안의 변호인은 신변 위협을 이유로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크리스토퍼 안이 에이드리언 홍 창과 함께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에 가담한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안은 지난 18일 수사당국이 홍 창의 LA 아파트를 급습할 때 붙잡혔다고 검찰은 말했다.
크리스토퍼 안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스페인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사진도 공개됐다.
홍 창은 지난 2월 22일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문을 두드린 뒤 특정 직원에게 얘기하고 내부로 들어갔으며 안을 포함해 일행 6명이 뒤따라 들어갔다고 AP는 전했다.
홍 창 일행은 날이 넓은 칼과 쇠막대기, 가짜 총 등을 갖고 있었으며 대사관 직원들을 위협해 케이블로 결박했다고 검찰은 말했다. 한 직원의 얼굴에 가방을 뒤집어 씌워 얼굴을 가렸다.
일행 중 일부가 직원을 폭행하고 쇠막대기로 위협했다고 검찰 측은 주장했다. 대사관 직원의 아내가 테라스로 도망치려다 넘어져 다쳤으며, 습격 사건 당시 어린아이들도 현장 주변에 있었다고 한다.
미 연방당국을 대리한 존 룰레지안 검사는 연방수사국(FBI) 수색과정에서 크리스토퍼 안이 캘리버40 권총을 허리춤에 소지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수사당국은 여러모로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룰레지안 검사는 "안이 공범인 홍 창과 함께 있었던 사실과 그가 스페인 대사관 앞에서 찍힌 사진 등을 증거로 확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크리스토퍼 안을 스페인으로 추방할 경우 북한으로 압송될 수 있다는 변호인 주장에 대해 "미 법무당국은 피고인 신병을 스페인으로 인도하는 것이지, 북한으로 보내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스틸 변호사는 "말레이시아 사건(김정남 암살) 등에 비춰 북한 땅 밖에서도 암살의 위협이 존재한다"면서 사건 진행 상황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로젠블루스 판사는 그러나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미국시민인 피고인이 공정하게 인도 절차에 관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 등에 비춰 재판을 비공개로 해달라는 변호인 측 요청을 기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토퍼 안의 보석 여부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변호인 측은 그가 LA에서 태어나 커뮤니티에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대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왔다면서 피고인의 보석을 허용해 가택연금 상태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스틸 변호사는 "24시간 전자감시장치를 착용하는 조건에서 보석을 요구한다"면서 "피고인은 도주할 의사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크리스토퍼 안이 대사관 습격에 가담했다고 볼 만한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서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젠블루스 판사는 변호인·검찰 주장을 각각 청취한 뒤 "현 상황에서는 피고인에게 보석을 허용해야 할 만한 특별한 정황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피고인이 저지른 것으로 의심받는 범죄의 중대성과 심각성, 국제적인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방면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라며 보석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크리스토퍼 안은 당분간 연방 구금시설에 구속된 상태에서 FBI 등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퍼 안에 대한 3차 공판은 7월 18일로 잡혔다.
이날 법정에는 크리스토퍼 안의 가족·친지로 보이는 30여 명이 나왔다.
에이드리언 홍 창과 크리스토퍼 안 등 자유조선 회원 10명은 앞서 지난 2월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직원을 결박하고 폭행한 뒤 컴퓨터와 하드 드라이브, 이동식 메모리 등을 탈취해 도주했다.
자유조선은 이 사건의 배후임을 자처했으며, 이후 FBI와 자료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18일 체포돼 19일 법원에 출석했다. FBI 요원들은 에이드리언 홍 창의 거처를 급습했으나 홍 창은 당시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습격 당시 경찰은 '매튜 차오'라라는 이름의 가짜 이탈리아 ID카드를 발견했는데 홍 창이 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홍창은 며칠 뒤 리스본을 거쳐 뉴욕으로 와서 FBI 사무실과 접촉했고 대사관에서 훔친 물품을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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