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서 지적장애인 연기
"이선빈과 잘 만나고 있어요…결혼 계획은 아직"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이광수(34)는 본업인 배우보다는 예능인으로 더 알려졌다. SBS TV '런닝맨' 주요 멤버로 10년 가까이 활약하며 코믹한 이미지가 굳어진 탓이다.
그러나 그는 연기를 제법 잘하는 배우 중 하나다. 드라마 '안투라지' '마음의 소리' '화랑' '라이브'와 영화 '탐정: 리턴즈' 등에서 크고 작은 배역을 찰떡같이 소화해냈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육상효 감독)는 '배우 이광수'를 대중에 각인하는 작품이 될 듯하다.
그는 5살 아이의 사고를 지닌 지적장애인 동구를 연기했다.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지체장애인 형 세하(신하균)만을 바라보는 '형 바라기'다. 동구는 형의 손발이 되고, 세하는 동구의 머리가 돼 행복하게 살지만, 세상은 둘을 갈라놓으려 한다.
이광수는 순수한 성격을 지닌 동구 역할을 진심을 담아 표현했다. '연기신'으로 불리는 신하균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이광수는 "제가 예능 프로를 하고 있다 보니 (장애인 연기를 하면) 희화화돼 보이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그러나 그런 걱정 때문에 이 작품을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울었다"면서 "제가 느낀 감정을 관객에게 전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 대해 소중함, 그 사람들이 내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또 장애인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이광수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쓴 점은 연기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었다. "재밌는 사람이라는 제 이미지는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제가 조금만 웃겨도 재밌게 봐주시지만,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 적정선을 지키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광수에게 예능 이미지는 '약이자 독'이다. 그는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런닝맨' 덕분이었다. 런닝맨'이 없었다면 이번 영화를 함께 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라며 "스물여섯살 때 합류했는데, 지금까지 하게 돼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런닝맨' 이미지 때문에 제 작품에 몰입이 잘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다"며 "제가 그분들의 생각을 모두 바꿔놓을 수는 없고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웃었다.
190㎝ 껑충한 키에 큰 눈을 지닌 이광수는 외모에서부터 '선함'이 풍긴다. 육상효 감독은 이광수를 처음 본 뒤 "눈이 맑아 동구의 순수함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캐스팅했다"고 했다. 실제 성격도 '착하다'는 게 주변인들의 공통된 평이다. 이광수는 "착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주변에서 자꾸 착하다고 말해주니까 저 스스로 도덕적으로 착해야 할 것 같아 노력한다. 그런 점이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배우 이선빈(25)과 열애 중이며 지난해 12월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거짓말하기가 싫었고, 상대방도 같은 생각이었다"면서 "열애 사실이 공개되기 전에는 편하게 만났는데, 지금은 조금 조심해서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내친김에 결혼 계획을 묻자 "결혼을 생각하기에는 제가 아직 어른이 덜된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광수는 '런닝맨' 덕분에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서 한류스타가 됐다.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번 영화가 국내 개봉에 앞서 27일 베트남에서 상영회를 여는 것도 이광수 인기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
그는 "제 이미지가 친근하고 편안해서 해외에서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면서 "저는 제 입으로 한 번도 그 단어(아시아 프린스)를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며 민망해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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