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대전때 분실한 호주 참전용사 일기장 102년 만에 집으로

입력 2019-04-24 14:41  

1차대전때 분실한 호주 참전용사 일기장 102년 만에 집으로
일기 습득한 다른 참전군인의 후손이 원래 주인의 후손 찾아 돌려줘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1차대전에 참전한 호주 군인이 전쟁터에서 잃어버렸던 일기장이 102년 만에 원래 주인의 집으로 돌아왔다고 24일 호주 공영 ABC 방송이 보도했다.





일기장의 주인은 이미 작고한 오제이 일링워스다.
그는 호주 태즈매이니아주 론세스톤 출신으로 1916년 12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1차대전에 참전했다.
일기장에는 일링워스가 참전 초기부터 1917년 9월 30일까지 매일 쓴 일기가 담겨 있다.
그는 마지막 일기를 쓴 날로부터 4일 뒤인 1917년 10월 4일 프랑스 북부 솜 지역 전투에서 다리에 총을 맞고 전역했는데 일기장도 그때 분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호주 참전군인 찰스 마셜은 일링워스가 분실한 일기장을 주워 호주로 가지고 왔지만 자신의 생전에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에도 마셜의 후손들은 대를 이어 일기장의 주인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그 결과 작년 말 '과거를 찾는 태즈메이니아인'이라는 이름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두 가족이 연결됐고 일기장도 론세스톤에 있는 일링워스의 후손들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일링워스의 손녀 앤 메리 오키프 씨는 "세겹 네겹 꽁꽁 싸맨 소포를 뜯는데 정말 흥분됐다. 일기장을 펼치니 '할아버지 글씨가 맞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올해 94세가 된 그의 아들 데즈몬드 일링워스는 "진흙탕 속에 버려졌던 아버지의 작은 일기장이 발견돼 그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집으로 돌아왔다니 신기할 뿐이다"면서 "대대로 가보로 물려줄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마침 4월 25일은 1차대전 당시 터키 갈리폴리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호주·뉴질랜드 연합군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안작데이(ANZAC Day)여서 일기장의 귀환을 다룬 이 뉴스는 호주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dc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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