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조사 진행…업체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고심"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일부 기업과 측정대행업체가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환경부가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1차 환경부 조사결과 발표에서 제외가 된 일부 대기업들은 환경부 조사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24일 여수산단에서 만난 한 대기업 팀장은 "회사가 어수선해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환경부가 1차 조사결과 발표에서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업체가 235곳이라고 밝혔는데, 대부분 여수산단 업체가 많다"며 "LG화학도 공장 문을 닫는 판에 조사결과에 따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 17일 환경부의 1차 조사결과를 발표 직후,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염화비닐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PVC를 만드는 데 쓰이는 염화비닐을 생산하는 시설로 연간 매출액이 1천억원에 달하지만, LG화학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공장 폐쇄 결정을 내렸다.
이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 40명은 다른 공장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원유를 추출해 PVC를 만드는 LG화학은 석탄을 원료로 만드는 중국에 비교해 경쟁력이 있었으나 이번 사태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처럼 LG화학이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자 다른 대기업들도 환경부의 조사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1차 조사결과 발표에서 빠진 GS칼텍스 등 산단 대기업들은 환경부의 조사결과가 미칠 파장과 지역사회의 반응에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발 방지 약속에도 지역사회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부담이다.
여수산단공장장협의회는 지난 22일 여수시청에서 공동사과문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공동사과문을 통해 환경시설 모니터링 강화와 환경 관리체계 점검 등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공식 사과에도 산단 주변의 삼일·묘도·주삼동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피해 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수공항 인근의 도성마을 주민들도 대책위를 구성해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의회와 민주당 여수지역위원회 등 지역 정치권도 피해 전수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조작 사건의 파문은 더 커질 전망이다.
산단의 한 관계자는 "환경부의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어 결과도 예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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