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전략혁신기획단장 세미나서 발제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기념식에서 제안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가 동아시아 주요 도시를 1일 생활권으로 연결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권을 형성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전략혁신기획단장은 24일 한국교통연구원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개최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의 비전과 추진에 관한 정책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전망했다.
이 단장은 먼저 '철도공동체'가 단순한 철도운송을 넘어 철도·항만·철도 주변단지 개발과 철도·항만·물류 연계 복합운송망 구축, 연구개발(R&D), 인력·정보 교류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이 단장은 철도공동체를 통해 주요 도시 간 1일 생활권 연결이 가능하고 새로운 육상경제·교류통로가 구축돼 세계 최대 규모 경제권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는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참여하는 모델로, 유럽의 경우처럼 경제 협력에서 시작해 안보협력, 통합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 단장은 이런 구상이 현실이 되면 고속철도를 통해 한반도 전역과 중국 베이징·하얼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이 5시간 권역으로 묶이고 중국·몽골·러시아 주요 도시가 1일 생활권역에 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을 포함해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39조6천억달러에 육박해 세계 전체 GDP의 49.8%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단장은 철도공동체를 통해 대륙과 해양을 융합한 가치를 창출하고 국가 간 수평적 협력관계가 구축되는 등 동아시아 지역의 상생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다.
철도를 이용해 여객이 한국에서 북한, 중국의 베이징·동북 3성,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방문할 수 있고, 철도 화물로 부산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으로 수송이 가능해진다.
화물 수송의 경우 한국에서 동북 3성이나 중국∼몽골 울란바토르 구간까지 현재 해상운송보다 운송일수가 5∼8일 단축될 전망이다.
새로운 사업 모델도 등장할 전망이다.
동아시아 주요 도시 간 고속열차가 운행하면서 운영사가 출범하고 유럽의 '유레일 패스'와 유사한 '동아시아 레일 패스' 도입도 예상된다.
화물의 경우도 다양한 신선식품 수송을 위한 '콜드체인'(Cold chain)이 발달하고, 밀·옥수수 등 곡물, 자원, 목재 등 특송 서비스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단장은 철도공동체 실현 조건으로 해당 국가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며 낙후한 북한철도 시설 개선과 북한의 비핵화, 경의선 연결 철도 용량 부족 해결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을 경유하는 국제열차 운행 시범사업 추진을 제안하면서 '부산∼북한∼중국 동북 3성' 화물열차나 '부산∼북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열어 신선식품이나 컨테이너 등을 시범 운송하자고 제안했다.
이 단장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는 철도를 매개로 경제교류를 촉진하고 평화 증진 도모해 지역의 공동번영을 지원하는 개념"이라며 "정책, 시설투자, 연구개발 등 다방면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한국이 제안자 입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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