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사는 섬에 관광객 1만2천명 몰렸다…신안 선도의 기적

입력 2019-04-25 10:56  

200명 사는 섬에 관광객 1만2천명 몰렸다…신안 선도의 기적
신안군·주민, 협심해 수선화 축제 열어 '대박'…수선화섬 브랜화 추진



(신안=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200여명이 사는 작은 섬, 전남 신안 선도에 관광객 1만2천명이 몰려들었다.
외지인들이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선도, 온 섬을 아름답게 물들인 수선화를 보려고 찾은 것이다.
작은 섬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주민들은 좋아하고 있다.
이 기적은 한 할머니의 수선화 사랑을 전해 들은 자치단체의 기민한 대응과 주민들이 합심해 빚어낸 것이다.
신안군은 지난달 29일부터 10일간 '1004섬 수선화 축제'를 열었다.
박우량 신안군수가 추진하고 있는 사계절 꽃피는 섬 조성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번 축제에는 차를 타고 와 배를 타고 또 섬으로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 속에서도 1만2천여명이 관광객이 찾았다.
축제가 끝난 후에도 관광객의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선도는 신안 지도읍 부속 섬으로 200여명이 사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인구의 80%가 노인들이고 축제 준비 기간도 짧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주민 모두 혼연일체 돼 축제를 준비해 기적에 가까운 일이 일어났다.
고향을 떠나 각지에 사는 출향민들도 축제가 대성공을 거두자 내년 축제에는 힘을 보태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한다.
한 출향인사는 "우리 고향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게 변했다"며 "고향 을 지키는 부모, 형제들이 너무나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작은섬 선도에서 열린 수선화축제는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광활한 수선화 재배단지가 보리밭길, 해변과 어우러져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바닷가의 느티나무 숲과 '멍 때리는 흔들의자'는 도시의 삶에 찌들어 있는 관광객들에게 섬만이 안겨주는 여유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수선화축제는 7ha의 전국 최대 재배단지 일원에서 열렸다.
축제 기간 27개 주품종, 세계품종 100여종이 꽃망울을 터뜨려 장관을 연출했다.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품종의 수선화를 볼 기회가 됐다고 좋아했다.
꽃피는 시기가 빠른 조생종은 지난 5일 개화가 절정이었다. 늦게 피는 중만생종은 4월 말까지 계속해서 꽃을 볼 수 있어 축제가 끝난 현재까지도 선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선도가 수선화섬으로 변모한 것은 '수선화 여인'이라 불리는 현복순(89) 할머니 때문이다.
그녀는 10여 년 전부터 10여종의 세계 수선화를 앞마당에 심어 매년 3∼4월 수선화 향이 마을에 가득했다.
신안군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수선화 할머니의 스토리를 연계해 지난해 가을부터 선도에 7ha의 수선화 재배단지를 조성, 축제를 열게 됐다.
현 할머니는 25일 "축제를 통해 많은 사람이 수선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행복해하는 모습이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신안군은 섬에서 피어난 수선화가 축제 개최로만 끝나지 않고 모든 농수산물에 색깔을 입혀 수선화섬 선도를 브랜드화해 나아갈 계획이다.
수선화 향기와 색깔을 입힌 농수산물로 도시소비자들에게 감성으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처음 열린 수선화축제를 보기 위해 작은 섬에 사람이 찾아올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수선화를 보며 행복해하는 관광객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기뻤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이어 "앞으로 수선화축제와 튤립축제 기간을 4월 초순부터 말까지 연계해 꽃피는 시기에 더 많은 관광객이 신안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hog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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