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완도 청산도에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이중장제(二重葬製)인 초분(草墳)이 있다.
1980년대까지 남해안 도서 지역에서 행해지던 묘제였지만 이제는 모두 사라졌다.
청산도에만 유일하게 남아 전해지는 전통문화다.
초분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도서 지역만의 특수한 여건이 반영된 독특한 매장문화다.
망자가 발생하면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고 솔가지와 볏짚으로 가묘를 만든 다음 보통 3년이 지나면 파분(破墳)해 본장(本葬)하는 이중장제다.
초분을 할 경우 3년간 매일 초분을 둘러보고 그 표시로 솔가지를 초분에 꽂아두는 것을 조상에 대한 예의라는 믿음으로 행해졌다.
망자를 가까이 모셔두고 뵐 수 있어 효도의 한 방법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장례 문화를 간소화하는 반면 초분은 3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내야 하는 슬로라이프의 대표적인 문화 중 하나다.
슬로걷기축제가 한창인 청산도 서편제 세트장 앞 광장에서 2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초분 재현 행사가 열린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초분 재현 행사를 통해 조상들의 생활상을 살펴보고 효를 상징하는 청산도만의 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시작된 청산도 슬로걷기축제에는 24일 현재 5만5천여 명이 다녀갔다.
슬로길 11코스를 걷는 '청산완보', 서편제 소리마당, 유채꽃정원 버스킹, 범 바위 기(氣)체험 등 총 50여 개의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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