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한 달 지났는데 '길 잃은 선관위'에 의석수 깜깜

입력 2019-04-25 12:24  

태국 총선 한 달 지났는데 '길 잃은 선관위'에 의석수 깜깜
헌재 업고 비례대표 기준 낮추려다 무산…재선거 일정도 안갯속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총선이 치러진 지 지난 24일로 한 달이 지났지만, 각 정당이 비례대표 몇 석을 얻게 되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선관위가 '길을 잃은' 채 헤매면서 새 정부 구성 작업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25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전날 최소 득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 위헌인지 판단해달라는 선관위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헌재는 선관위가 이 문제를 태국 옴부즈맨사무소나 일반 법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헌재로 가져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의석 배분 방식은 친(親) 군부정권 연립정부 구성이냐, 반(反) 군부정권 연립정부 구성이냐를 가를 폭발력을 가진 '화약고'인 만큼, 헌재가 공을 다시 선관위로 넘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소 득표 기준을 못 맞춘 군소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할 경우, 반군부정권 연립정부 참여를 선언한 퓨처포워드당의 비례대표 의석수가 줄어들게 되고 이렇게 되면 푸어타이당이 주도하는 '반군부정권 연립정부' 진영의 하원 과반 획득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헌재가 판단을 회피하면서 선관위가 비례대표 의석수를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더라도 이에 반발하는 정당들 때문에 소송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예정대로 내달 9일까지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정 발표해도 정국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의석수 확정 발표 데드라인이 5월 9일을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관위는 전날 치앙마이 제8선거구에서 당선된 푸어타이당 후보에 대해 매표 혐의로 당선을 무효로 하고 내달 초 재선거 실시를 결정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재선거일이 5월 9일 이전이 될지, 이후가 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길 거부했다고 인터넷 매체 카오솟이 보도했다.
앞서 군부정권의 법률문제를 총괄하는 위사누 크루어-응암 부총리는 선관위가 총선 결과 발표 데드라인에 대한 명확한 유권해석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 발효 후 150일 이내 총선 실시' 조항에 결과 발표까지 포함된다면 늦어도 5월 9일에는 공식 결과가 발표돼야 한다. 하지만, '총선 실시 후 60일 이내 결과 발표'라는 헌법 규정을 준용할 경우에는 5월 23일이 '데드라인'이 될 수도 있다고 위사누 부총리는 설명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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