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유가족 일상복귀 준비…현장 심리상담센터 내달 12일까지 운영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000동 주민님들 힘내세요. 입주민 일동."
지난 17일 방화살인 참사가 난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이런 격려글과 함께 화사한 봄꽃이 심어진 화분들이 곳곳에 놓였다.
참사가 발생한 지 9일째인 25일 아파트 관리소 인근 외벽에는 '피해주민 지원 성금 모금운동'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앞서 이 아파트 주민들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지자체가 지난 24일부터 2개월간 성금모금 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아파트 자체 모금 운동을 제안했다.
이 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는 참사 직후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24일엔 '쾌유를 빕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피해주민들과 마음을 나눴다.
참사가 난 아파트 출입구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하얀 국화가 수북이 쌓이기도 했다.
방화살인범 안인득(42)이 불을 지른 아파트 안팎의 검게 탄 벽면 등은 이날 일부를 제외하곤 도색작업을 마무리했다.
희생자들의 핏자국이 남아있던 사건 현장 출입구 바닥은 새로운 보드 블록으로 교체됐다.
시는 아파트 화단의 어수선한 수목도 깔끔하게 손질했다.
아파트에는 지난 23일 장례를 마무리한 유가족들이 귀가해 일상복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참사 당일 참혹한 충격으로 귀가 후에도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는 유족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유족은 귀가 후 즉시 이주대책을 서둘러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정경안 아파트 관리소장은 "피해자 유족 중에는 당장 이사를 서둘러달라는 이들도 있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긴밀하게 후속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부터 아파트 작은도서관에 마련된 진주시와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현장 이동 통합 심리상담센터'에는 여전히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센터 측은 "다행스럽게도 최근엔 상담을 원하는 이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숙 진주시보건소 정신건강관리팀장은 "무엇보다도 이웃 간 마음을 나눠야 한다"며 "우울감을 줄 수 있는 집안보다 기분전환과 외출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현장 이동 심리상담센터는 내달 12일까지 계속 운영한다.
지난 17일 오전 4시 25분께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 사는 방화살인범 안인득(42)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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