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국장 발인 행렬 700여 명 2.4㎞ '장관'…항공촬영 생중계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뺏기고 청령포에 유배됐던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슬픈 역사가 주말 화려한 야행(夜行)으로 재현된다.
'제53회 단종문화제'가 26∼28일 동강 둔치를 중심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장릉, 청령포 등 강원 영월군 일대에서 막을 올린다.
단종문화제는 단종의 고혼과 충신의 넋이 서린 '충절의 고장' 영월을 대표하는 문화제다.
올해는 '충(忠)의 영월 그 안에서 희망과 행복을 나누다'를 주제로 열린다.
대표 행사인 단종 국장은 27일 오후 6시부터 동강 둔치∼장릉 2.4㎞ 구간에서 700여명이 참가한 '야행'(夜行)으로 펼쳐진다.
야행용 조명기구인 촉롱의 휴대용 LED 불빛과 경관조명이 어우러진 국장행렬은 슬픈 역사 속에 스며든 봄빛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특히 드론으로 퍼레이드 전 구간을 항공 촬영해 행렬 출발부터 장릉 도착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동강 둔치와 장릉에 설치된 대형 화면과 유튜브로 볼 수 있다.
행렬 끝부분인 장릉 주차장에서는 단종과 정순왕후의 만남 장면을 연출해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준다.
영월지역은 주말 동안 맑겠으나 기온이 평년을 밑돌고 바람도 다소 강하게 불어 쌀쌀하겠으니 야간에 열리는 단종 국장 재현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외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단종 국장 재현은 단종 승하 550년을 기념해 2008년부터 시작했다.
국장을 치르지 못한 단종을 추모하는 마음에서 군민들이 마음을 모은 재현 행렬은 해를 거듭하며 범위를 확대했다.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느끼고 배워야 할 도리를 담은 조선 시대 왕실문화 의례는 특별한 감동을 준다.
단종 국장 재현에 앞서 27일 오전 10시 장릉에서는 단종 제향이 봉행된다.
길이 70m, 무게 6t의 대형 칡 줄다리기는 28일 오후 2시 동강 둔치에서 열린다.
단종문화제에서는 궁중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맛볼 수도 있다.
궁중음식 테마관에는 아침·저녁 수라상, 이른 아침 초조반상, 점심 낮것상 등 전통 궁중 상차림이 전시된다.
27일에는 궁중요리 경연대회가 열리며 곤드레밥, 손두부, 도토리 묵밥, 개두릅전 등 향토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순왕후 선발대회, 전통혼례시연, 대왕 신령굿, 한시백일장 등 전통문화 향연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한편 영월군은 단종문화제 기간 영월과 인근 지역의 맛과 향기가 넘치는 농·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한다.
판매 품목은 영월에서 생산하는 두릅, 곤드레, 곰취 등 나물류와 잡곡, 농산물 가공제품 등 160여 종의 우수 농산물이다.
인근 지역인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 서울 성동구에서도 참가해 고품질 농·특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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