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뉴스 "근거없는 걱정은 아냐"…"연속 3선 금지 헌법조항 우회 해법"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러시아가 경제지원의 대가로 벨라루스를 흡수합병하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벨라루스에서 커지고 있으며, 이는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 연장 계획과 관련, 근거가 없지 않다고 블룸버그뉴스가 전했다.
이 매체는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크렘린궁과 가까운 세 사람"의 말을 인용, "푸틴이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 연속 3선을 금지한 러시아 헌법 조항을 우회하기 위해 이웃한 벨라루스와 통합한 새로운 국가의 대통령이 되는 계획을 세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합병을 추진키로 결정이 난 것은 아니지만, 경제 지원의 대가로 러시아와 더 긴밀히 통합하자는 러시아 측의 요구에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응하지 않음으로써 푸틴의 인내심이 닳고 있다고 이들 세 사람은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은 푸틴은 루카셴코가 서방과의 협력을 통해 러시아의 궤도에서 벗어나려 할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66세의 푸틴은 자신의 집권 연장을 위해 연속 3선을 금지한 헌법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거듭 말해왔다.
그러나 2024년 이후 행보에 대해 푸틴은 함구한 가운데 크렘린궁 관리들은 그의 집권 연장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에는 대통령직은 내놓았지만 여당 당수와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은 유지한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방식도 포함돼 있으나 러시아에선 통하지 않는 방안이라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벨라루스는 (푸틴의 권력 연장을 위해) 가능한 해법의 하나로서 중요하다"고 크렘린궁 정치 자문역을 지낸 글렙 파블로프스키는 말했다고 블룸버그뉴스는 전했다.
벨라루스는 지난 1999년 러시아와 `국가연합(union state)'을 만들기로 합의했으나 푸틴 등장 이후 러시아 측이 연간 약 60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 지원의 대가로 요구하고 있는 화폐 통합, 단일 사법 체계, 공동의 외교안보 정책 수립은 거부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또 러시아의 조기경보 레이더와 해군통신센터 같은 군사시설은 허용했으나 새로운 군사기지 허용 요구엔 응하지 않고 있다.
벨라루스 외교부는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통합 심화를 계속 압박하는 데 대해 지난주 성명을 내고 지난 수십년간 외세가 벨라루스와 러시아 간 긴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파괴하려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는데 러시아 대사가 "단 두어달 만에 이를 해내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루카셴코 대통령도 지난 19일 연설에서 벨라루스의 독립을 포기토록 강요하는 어떠한 외부의 시도에도 "매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달엔 벨라루스와 러시아 간 통합안을 국민투표에 붙인다면 "98%가 반대할 것"이지만, 그런 국민투표 자체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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