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태도도 좋아져…사생활 침해 논란·취객엔 효과 적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네덜란드 경찰이 몸에 착용하는 소형카메라인 '보디캠'을 휴대한 뒤 범죄현장에서 경찰에 대한 공격이나 폭력이 감소했다고 네덜란드 경찰이 밝혔다.
25일 네덜란드 공영방송인 NOS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경찰은
더 많은 경찰이 근무 중에 보디캠을 착용하도록 하기 위해 2천개를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일선 경찰이 보디캠을 휴대한 뒤 현장에서 경찰을 대하는 피의자들의 태도가 개선돼 경찰이 더 안전하게 느끼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경찰이 암스테르담을 비롯해 30개 지역 경찰에 근무 시 현장 상황을 그대로 녹화할 수 있는 보디캠을 휴대하도록 한 뒤 몇 년간 실험한 결과 보디캠의 가치가 입증됐다는 것이다.
암스테르담의 경우 약 700명의 경찰이 보디캠을 착용하고 근무하도록 했다.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스테르담에서 자주 보디캠을 착용하는 경찰 가운데 15%는 보디캠 착용 후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답변했다.
또 보디캠을 착용하고 근무하는 팀에서 경찰에 대한 폭력사건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 결과 보고서는 전했다.
이어 보고서에 따르면 보디캠은 범죄현장에서 경찰과 피의자 간 긴장 고조를 막는 효과도 있다.
현장에서 시민들이 경찰에 더 협조를 잘하고, 경찰을 더 존중함으로써 현장에서 경찰과 피의자가 대치하는 상황이 덜 발생하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현장 상황이 녹화되고 있다고 발표하면 사람들은 더 냉정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보디캠은 현장에서 범죄 피의자를 대하는 경찰의 태도도 바꾸고 있다.
현장 상황이 그대로 녹화되면서 경찰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더 조심하고, 사건에 개입하기 전에 피의자에게 경고를 빠뜨리지 않는 등 절차를 더 엄격히 준수하게 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아울러 보디캠으로 녹화한 영상이 범죄 증거물이 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물론 사생활 침해 논란과 같은 부작용이나 한계도 있다.
경찰은 보고서에서 "예를 들어, 피의자가 자신들을 녹화하도록 허용할지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근무 중인 일선 경찰의 일거수일투족이 그대로 녹화되면서 경찰의 사생활 침해 논란도 뒤따를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의식적으로 보디캠을 사용하지 않는 경찰들은 녹화된 영상이 현장에서 그들이 취한 조치에 대해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모습을 전달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또 보디캠이 경찰에 대한 폭력과 공격을 줄이는 등 효과가 있지만, 술 취한 사람이나 마약 복용자에는 큰 효과가 없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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