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포기한 한국계 머리, 예상대로 NFL 애리조나에 1순위 지명

입력 2019-04-26 10:29  

야구 포기한 한국계 머리, 예상대로 NFL 애리조나에 1순위 지명
최초로 MLB·NFL 모두 1라운드 지명된 선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야구를 포기하고 미식축구를 택한 카일러 머리(22)가 예상대로 미국프로풋볼(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애리조나 카디널스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됐다.
26일(한국시간) MLB닷컴,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애리조나는 올해 NFL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오클라호마대학 쿼터백 머리에게 행사했다.
이미 지난해 미국프로야구(MLB)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지명된 머리는 MLB와 NFL에서 모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최초의 선수라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머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기뻐한 뒤 "어릴 적부터 품어온 꿈이 실현됐다"고 감격했다.
머리는 단신(키 177㎝)임에도 패스와 러닝 실력을 겸비한 듀얼형 쿼터백이라는 강점을 인정받아 NFL 전체 1순위 지명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한국 태생 외할머니를 둔 한국계로 알려졌다.
머리는 지난해 오클라호마대에서 337번의 패스 시도 중 260개를 정확하게 던져 4천361야드, 터치다운 42개를 기록했다.
그는 또 공을 직접 들고 140차례 달려서 1천1야드를 전진했고, 12개의 터치다운을 찍었다.
머리는 대학풋볼 최고의 영예인 하이즈먼 트로피를 받고 이미 대학 선수 별 중의 별로 공인받았다.


머리는 고교와 대학야구에서도 내외야를 넘나들며 탁월한 운동 능력을 뽐내 오클랜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오클랜드는 지명 후 466만 달러의 계약금과 별도로 1천400만 달러를 현찰로 주겠다며 머리의 환심을 사려 했지만, 이미 NFL 진출로 가닥을 잡은 머리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ESPN에 따르면, 머리는 오클랜드의 계약금 466만 달러 중 먼저 받은 150만 달러의 129만 달러를 오클랜드에 반납했다.
오클랜드는 언젠가 머리가 야구에 복귀할 것을 대비해 그를 '제한 선수'로 묶어 두고 보유권을 확실하게 못 박았다.


그러나 MLB의 돈 베팅 규모가 NFL에 못 미치기에 머리가 야구로 선회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프로 스포츠 선수 연봉 통계 사이트인 스포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32순위로 NFL 신인 지명을 받은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쿼터백 라마 잭슨은 오클랜드가 머리에게 제시한 계약금보다 조금 받은 497만 달러를 받았다.
작년 NFL 전체 1순위인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쿼터백 베이커 메이필드는 계약금 2천185만 달러를 포함해 3천200만 달러를 보장받았다.
현찰 1천400만 달러를 포함한 오클랜드의 약 1천900만 달러 풀베팅은 NFL 클리블랜드의 보장 액수에 크게 못 미친다. 올해 전체 1순위인 머리도 작년 메이필드에게 버금가는 액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돈으로는 MLB가 NFL을 못 따라가는 사례는 또 있다.
최근 4년간 1억4천만 달러(약 1천624억원)에 연장 계약해 NFL 역사상 가장 많은 연봉(3천500만 달러)을 받는 선수가 된 시애틀 시호크스의 쿼터백 러셀 윌슨(31)도 야구를 하다가 NFL로 옮겼다.
윌슨은 2010년 MLB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콜로라도 로키스에 지명됐다.
NFL로 가기 전 그는 콜로라도 마이너리그에서 두 시즌을 뛰었고, 2014∼2015년엔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도 했다. 현재 그의 MLB 보유권은 뉴욕 양키스에 있다고 MLB 닷컴이 보도했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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