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권은희 사보임 강행 파열음 고조…'안철수ㆍ유승민계' 오늘 의총서 김관영 불신임 시도
원외 위원장 49명 '지도부 사퇴, 비대위 구성' 요구
김관영 "사보임 된 두 분께 송구…성찰의 시간 갖겠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방현덕 기자 = '패스트트랙발 후폭풍'으로 현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붕괴 위기로 치닫고 있다.
당초 지도부에 호의를 보이던 안철수계 의원들마저도 하나둘씩 등을 돌리면서 바른미래당은 소수 당권파 대 '안철수계+유승민계'로 완전히 쪼개졌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위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차례로 강제 사임시키는 '무리수'를 둔 것이 화근이 됐다.
안철수계와 유승민계는 현 지도부 퇴진을 위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현직 원외위원장 49명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명을 다한 지도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당후사의 방법은 총사퇴뿐"이라며 "당을 안정시키고 연착륙시키기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미 패스트트랙 디데이(D-Day)였던 지난 25일 국민의당 출신 의원 5명은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 의원 8명과 함께 '사보임 반대 서명'을 하기도 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가 소집 요구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당의 분열을 가속화한 현 지도부의 사퇴를 함께 촉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김관영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 안건도 통과시키겠다는 각오다.
원내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집요구가 이틀 전에 들어왔으니 오늘 안으로는 열어야 한다"며 "김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대치 상황을 지켜보면서 시점을 정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당 정책위의장인 권은희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사임시킨 것을 계기로 안철수계의 '이탈'이 더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권 의원은 전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제로 사보임 당했다. 다들 이성을 잃었다"며 반발했다.
권 의원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이 당무를 거부, '손학규 퇴진론'을 주장할 때 현 지도체제 유지에 힘을 보태왔으나 전날 강제 사보임 사태를 계기로 입장을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최고위원 중 한 명인 김수민 원내대변인 역시 지도부 사퇴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당 최고위원회가 '붕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손 대표가 현재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한다고 하더라도 의결정족수(9분의 5)를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삼화 수석대변인이 오신환 의원 사보임에 반발, 대변인직을 사퇴한 것도 지도부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입장문을 내고 "사보임된 두 분이 느꼈을 실망감을 생각하면 더욱 송구한 마음이다. 저도 잠시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이날 오전 지상욱 의원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거듭 당 지도부 규탄에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김 원내대표를 겨냥, "정치인이 되기 전에 사람이 돼라,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동료 의원의 신의를 저버리는 것은 인간의 기본을 저버린 것"이라며 작심 비난했다.
유승민 의원은 "국회 선진화법이 통과되고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는데 10년 전에 보던 모습을 어젯밤, 오늘 새벽까지 봤다"며 국회내 물리적 충돌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인해 빚어진 것이라고 성토했다.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희가 원내대표를 잘못 뽑아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김관영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그리고 민주당 간에 야합이 있지 않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절차 진행이었다"고 비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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