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슬픔과 분노, 근심에 싸인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론 조사 기관인 갤럽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년 글로벌 감정상태 보고서에서 그려낸 온세상의 풍경이다.
갤럽은 2006년부터 해마다 슬픔과 분노, 근심, 스트레스, 고통을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의 조사에는 140여개국의 주민 15만1천명이 참여했다.
조사 전날 근심에 싸인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10명당 4명 꼴이었고 스트레스를 느꼈다는 응답자도 3분의 1에 달했으며 고통을 겪었다고 답한 사람은 10명당 3명 꼴에 가까왔다.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는 응답자는 각각 25%와 22%였다.
특히 슬픔과 분노, 근심 등 3가지 부정적 감정은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기록을 갱신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스트레스는 2% 포인트가 줄어든 반면에 분노는 2%포인트가 늘어났고 근심과 슬픔도 각각 1%씩 올랐다.
전쟁과 정치 격변, 자연 재해, 테러, 금융 불안 등으로 더욱 불안해진 세상을 고스란히 반영한 셈이다. 실제로 삶의 여건이 각박한 국가일수록 부정적인 감정에 더욱 지배되고 있었다.
심리적으로 가장 불안한 국가는 아프리카의 차드가 꼽혔고 그 다음이 니제르, 시에라 레온, 이라크 순이었다. 차드의 경우, 유가 하락으로 경제 침체가 심화되면서 1천500만 인구 가운데 근 600만명이 극빈층으로 전락한 상태다.
갤럽은 면접 하루 전날 즐거움, 편안함, 존중을 받는다는 감정을 느꼈는지, 많이 웃었는지도 물어보았다. 긍정적 감정도 함께 따져본 것이다.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된 국가는 남미의 파라과이였고 파나마와 과테말라, 멕시코, 엘살바도르, 온두라스가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잇고 있었다. 빈곤과 폭력 사태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밝았다는 얘기다.
갤럽은 이처럼 남미 국가들이 낙천적인 것은 삶의 긍정적 측면에 집중하는 이 지역의 문화적 경향을 부분적으로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남미 역외 국가로는 인도네시아가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국가였고 핀란드와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도 변함없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들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은 유엔이 발표하는 올해의 행복지수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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