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지진체험에 다리가 후들…대구 국제소방안전박람회

입력 2019-04-26 12:00  

가상현실 지진체험에 다리가 후들…대구 국제소방안전박람회
웨어러블 슈트·화재진압 로봇 등 '소방의 미래' 한눈에




(대구=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으악, 지진이다. 돌이 떨어지니 머리 조심하세요. 엘리베이터는 타면 안됩니다!"
24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서는 다양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소방장비와 체험 프로그램들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진, 항공기 불시착, 지하철 화재, 선박 침몰 등 여러 유형의 사고를 간접 경험해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재난 체험장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동해상에서 일어난 두 차례 지진 생각에 먼저 지진 VR 체험을 해봤다. 지진은 미세한 진동으로만 겪어본 터라 규모 6∼7 지진에 해당하는 상황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주최 측 설명에 귀가 솔깃했다.
헤드셋을 쓰고 체험대에 오르자 평화로운 항구도시의 풍경을 재현한 VR 영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한가롭던 분위기는 그러나 갑자기 떼 지어 도망가는 쥐와 새들로 불안해지고, 이내 발밑 체험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동이 조금씩 거세지는 동안 영상은 지진 발생 때 수업 중인 학교와 고층아파트 등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차례로 보여줬다.
교실 벽면이 쩍쩍 갈라지고 천정에서는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진다. 아파트 주방에서는 찬장 안에 있던 그릇과 냉장고 안 채소들이 쏟아져 바닥에 나뒹굴고, 사방은 비명으로 가득하다.
상황은 교사를 따라 학교 밖으로, 또 아파트 건물을 계단으로 내려와 탈출하는 것으로 차례로 바뀌었다.
진동은 자동차를 운전해 이동하는 대목에서 절정을 이뤘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출렁임 때문에 손잡이 없이는 중심을 잡고 서 있기도 힘들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비행기 불시착과 지하철 화재 VR 체험에도 도전해봤다.
손에 잡은 컨트롤러를 조종해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들을 수행하며 재난 상황을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앞서 체험한 초등학생들이 손쉽게 성공하는 모습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기자는 모두 '탈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비행기에서는 충격 방지를 위한 웅크린 자세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고, 지하철에서는 수동으로 객차 출입문을 열지 못했다.
VR 체험장을 마련한 대한안전교육협회 관계자는 "누구나 패닉에 빠지게 되는 재난 상황을 가상현실로 미리 경험하면서 대처법을 익힐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행사장 3층의 '4차산업 혁명관'에는 다양한 소방로봇과 드론, 스마트 헬멧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 소방장비들이 전시됐다.
중국의 한 업체에서 생산하는 화재진압 로봇은 최근 노트르담 성당 화재 때 투입된 소방로봇 '콜로서스'처럼 소방관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서 불길을 잡는 장비다.
초당 40ℓ의 물을 65m 거리까지 분사할 수 있고 1㎞ 거리 안에서 무선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
한 국내 업체가 만든 입는 형태의 로봇 장비인 웨어러블 슈트도 시선을 끌었다.
10년간 개발과정을 거쳐 상용화를 준비 중인 이 로봇은 공기통 등 무거운 구조장비의 무게를 소방관 대신 짊어지도록 고안됐다
알루미늄 소재로 된 지지대에 두 다리를 고정하고 지게를 지는 것처럼 등받이를 착용하면 유압구동방식으로 사람 동작에 맞춰 움직이며 체감 무게를 실제보다 70% 이상 덜어준다.
초등학생 아들이 소방차를 좋아해 구미에서 보러 왔다는 조모(45)씨는 웨어러블 슈트를 보고 "마치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슈트의 극초기 버전을 보는 것 같다"며 신기해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이 밖에도 다목적 산불진화 자동차, 소방펌프차 등 특수소방차량과 화재감시 시스템 등 다양한 소방장비·설비가 전시됐다.
소방안전·응급구조 분야 취업 설명회, 인명구조견 시범,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렸으며 몽골·라오스·베트남 등 15개국 소방인사와 바이어들이 찾아 소방제품을 관람하고 수입 상담을 진행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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