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극단적 선택한 사병 유족 보훈대상자 인정판결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군부대에서 허리통증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병의 유족을 보훈대상자 유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법 행정단독 김형원 부장판사는 육군에서 복무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병의 어머니 박모 씨가 보훈대상자 유족으로 등록해달라며 경남동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 했다고 28일 밝혔다.
박 씨 아들은 2003년 육군 사병으로 입대했으나 2005년 부대 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박 씨는 아들이 군 복무 때 생긴 허리디스크가 악화하면서 불면증과 우울증이 생겼고 소속 부대 지휘관들의 감독 소홀과 가혹 행위로 목숨을 끊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아들의 자살이 군 복무와 연관성이 있다며 보훈 당국에 국가유공자 유족 또는 보훈대상자 유족 등록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훈당국과 중앙행정심판위원회로부터 국가유공자 유족, 보훈대상자 유족 등록을 모두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김 부장판사는 박 씨 아들이 입대 전에는 허리통증이나 불면증으로 진료받은 사실이 없었던 점, 치료를 받으려고 청원휴가를 요청했으나 중대장이 거부한 점,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밤 박 씨 아들을 포함한 중대원 전체가 얼차려를 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군 당국의 미흡한 조치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 복무와 박 씨 아들의 극단적 선택이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결론 냈다.
김 부장판사는 다만, 박 씨 아들이 국가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 있는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으로 숨진 것으로는 볼 수 없다며 국가유공자 등록 거부는 정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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