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선거개입 혐의' 박기호·정창배 치안감 구속영장

검찰 '선거개입 혐의' 박기호·정창배 치안감 구속영장
20대 총선 때 '친박' 맞춤형 정보 수집해 불법 선거개입 정황
인권위 등 진보진영 사찰 혐의도…경찰청·청와대 '윗선' 개입 수사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현직 치안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경찰 수뇌부와 청와대가 정보경찰의 정치개입·불법사찰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성훈 부장검사)는 26일 박기호 경찰인재개발원장과 정창배 중앙경찰학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정보를 수집하고 대책을 수립한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거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청 정보국이 당시 공천 문제를 두고 친박계와 갈등을 빚던 '비박계' 정치인들 동향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하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선거 결과를 이끌어낼 목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 치안감 등은 2012∼2016년 정보경찰 조직을 이용해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일부 위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진보 교육감 등을 '좌파'로 규정하고 사찰한 혐의도 받는다.
20대 총선 당시 박 치안감은 경찰청 정보심의관, 정 치안감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며 경찰 정보라인과 청와대의 연락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치안감은 정보심의관을 지내기 전인 2014년 경찰청 정보2과장으로 일했고 2016년에는 치안비서관으로 청와대에 파견 근무를 했다. 정 치안감 역시 정보2과장과 정보국장을 지낸 '정보통'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경찰청 정보국을 세 차례 압수수색해 정치개입·불법사찰이 의심되는 동향보고 문건들을 확보했다. 정보2과에서 주로 생산된 문제의 문건들이 정보심의관을 거쳐 청와대로 보고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범행 당시 경무관급으로 실무 책임자에 해당하는 박 치안감 등의 신병을 확보한 뒤 '윗선'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으로 일한 강 전 청장이 경찰 정보라인의 선거개입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지시·보고 여부를 캐물었다. 강 전 청장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기환 당시 정무수석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에 연루돼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20대 총선 때 국가정보원 돈으로 '진박 감별용' 여론조사를 한 혐의로 징역 2년10개월이 추가돼 수감 중이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