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3주 만에 강원 고성 산불현장 두 번째 방문
피해주민 '눈물' 호소…文대통령, 행안장관에 "잘 살펴달라" 지시
부모님 집 불타는데도 환자이송 임무 완수한 대원에 "정말 고맙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대통령님, 좀 도와주세요. 집 좀 빨리 지을 수 있게 해주세요."
26일 강원도 산불피해 주민들의 임시 거처에 문재인 대통령이 나타나자 이재민들은 눈물로 조속한 피해 복구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경일 고성군수,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과 함께 이재민 거주시설인 강원도 고성군 서울특별시 공무원수련원과 산불피해 현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이재민 임시주거시설과 산불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 5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서울시 공무원수련원은 임시 거주시설 19곳 중 한 곳으로, 총 158명이 머무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군수로부터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다행히 공공연수원에 많은 이재민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며 "그래도 주거지를 떠나 힘든 분들은 임시주택이 필요할 텐데, 국비가 더 지원돼야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군수는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농사를 짓는 분들은 피해지역을 떠나시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임시주택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건물 6층에 있는 이재민 세대에 들러 주민들이 거주하는 환경을 둘러보기도 했다.
한 이재민은 문 대통령에게 "전세 지원금을 9천만 원으로 한정하니 어렵다"면서 "부족하면 자기 돈으로 월세를 더해서라도 (원하는 지역에) 집을 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진 장관에게 "그런 부분을 잘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했고 진 장관은 이재민의 건의 사항을 수첩에 옮겨 적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모아서 피해현장 복구가 최대한 빠르게 이뤄지고 보상도 빨리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공공수련원이나 임대주택, 임시주택 등을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무원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제가 다녀가면 피해현장 복구도 더 열심히 하고 국민 관심도 모여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왔다"며 "용기를 잃지 마시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시 공무원수련원을 떠나 산불 피해지역인 고성군 토성면 성천리로 향했다.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 마을 곳곳에는 불에 타 무너져내린 건물들의 모습이 보였다.
베트남에서 이주해 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도티구잉 씨는 서투른 한국말로 다섯 명이 한방에서 지내고 있다면서 어려움을 털어놨다.
한 할아버지는 "(내가) 팔십 노인인데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면서 "국민이 있어야 대통령이 있잖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리 시설을 잘 마련한들 자기 집만큼이야 하겠습니까"라며 현장 관계자에게 "임시주거시설도 중요한데, 임시주택은 물량이 충분히 확보됐나"라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집이 전소된 농민을 만나서는 "농기구를 제공해주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마음 자체가 잡히지 않으니 빨리 (피해 현장을) 복구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군 장병과 함께 현장 복구에 나선 권병국 중령을 만나 "군이 없었으면 어떻게 피해현장 복구를 감당할 수 있었겠나"라며 "장병들에게도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화재 당시 어머니의 집이 불타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도 묵묵히 환자이송 업무를 완수한 인제소방서 김지현 소방사를 소개받고 "굉장히 마음이 아팠을 텐데, 정말 고맙다"며 노고를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님 집이 다 타서 부탁드리러 나왔습니다"라고 울먹이는 할머니를 향해 "최대한 빨리 지어드리겠다"고 약속하고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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