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석방조건 200만달러 청구·美 서명' 보도 관련 트윗에 밝혀
"오바마 행정부가 아니다"…'몸값 지불' 전임정부와 차별화 주장
(서울·워싱턴=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석방된 후 지난 2017년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석방조건으로 북한에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2017년 혼수상태였던 미국 대학생 웜비어의 석방 당시 조건으로 병원 치료비 명목의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원)의 청구서를 미국 측에 제시했고, 미국 측이 여기에 서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어떠한 돈도 오토 웜비어를 위해 북한에 지급되지 않았다. 200만 달러도, 어떤 다른 것도(지급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인질들을 위해 18억 달러를 지급하거나 반역자 버그달 병장을 위해 곧 전투에 복귀할 5명의 테러리스트 인질들을 넘겨준 오바마 행정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임 행정부 시절에는 억류자나 인질의 신병 인도를 위해 몸값을 지불했으나 자신은 그렇지 않다며 거듭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젝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반역자 버그달 병장'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영해 탈레반에 포로로 붙잡혔다 풀려났던 미군 병장 보 버그달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던 버그달은 지난 2009년 6월 29일 한밤중에 탈영했다가 탈레반 무장대원들에게 붙잡혀 포로가 됐으며 5년간 수감됐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었던 2014년 탈레반 포로 5명을 카타르에서 석방해주고 미군이 버그달의 신병을 인도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버그달에 대해 군사법원의 불명예 제대 판결이 내려지자 선고 직후 "버그달에게 징역을 살리지 않도록 한 판사의 판결은 우리나라와 군에 완전한 수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인질 석방 때마다 몸값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왔기 때문에 웜비어와 관련한 이 보도는 몸값 지불 논란과 맞물려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WP는 이 청구서가 재무부로 보내졌으며 2017년 말까지는 미지급 상태였으나 그 뒤 지급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고, 그 이후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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