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수 감독 "안재현, 150위권 선수의 세계선수권 4강은 기적"

입력 2019-04-28 13:43  

김택수 감독 "안재현, 150위권 선수의 세계선수권 4강은 기적"
"예상 빗나갈 정도로 좋은 경기 했다…한국탁구 스토리 만들었다"



(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이동칠 기자 = "세계 150위권 선수가 이렇게 (4강까지) 온 건 기적입니다. 한국탁구에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의 김택수 감독은 28일(한국시간) 막내 안재현(삼성생명)이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마티아스 팔크(스웨덴)에 3-4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동메달을 딴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 랭킹 157위인 안재현은 대회 남자단식 16강에서 일본의 간판인 세계 4위 하리모토 도모카즈를 4-2로 꺾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킨 뒤 대표팀 선배인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을 8강에서 4-3으로 누르고 4강 진출자에게 주는 동메달을 땄다.
세계선수권 남자단식 메달은 2003년 파리 대회 주세혁 이후 역대 여섯 번째다.
안재현은 그러나 준결승에서 세계 16위 팔크에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역전패하면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김택수 감독은 "재현이가 좋은 경기를 했는데 5세트 7-2에서 졌고, 6세트를 땄지만 7세트에서 졌다. 경기 내용 자체는 밀린 게 없었는데 5세트 성급하게 하다 내줘 경험 부족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실업 2년 차인 안재현이 세계선수권 무대에는 처음 출전이라서 결정적인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안재현의 동메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안재현의 4강 진출이 세계선수권 최대 이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유럽 최강자 블라디미르 삼소노프 등 많은 관계자가 놀라워했다. 안재현이 올라오면서 중국도 긴장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재현은 워낙 제가 볼 때도 예상 빗나갈 정도로 좋은 경기를 했다. 스피드나 파워가 부족하면 4강 오기 힘든데 밀리지 않고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하거나 앞선 경기를 했다. 희망적이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금 중국 강세는 여전하다. 안재현이 기대 이상으로 4강에 올랐지만 이상수, 정영식이 결국 16강에서 고비 넘지 못했다. 그냥 넘겨서는 안 될 것 같다. 결국 메달을 따려면 16강 이상에서 강적들을 이겨야 하는데 그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노메달로 마감한 여자 대표팀의 유남규 감독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 감독은 "훈련 시간이 짧고 부상이 있었지만 대진표를 보면 복식과 혼합복식 4강에 갈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면서 "이상수-전지희 조는 최강 쉬신-류스원 조를 꺾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메달 사냥 좌절을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비록 훈련을 많이 못 했지만 다시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돌아가면 무한 경쟁을 시키려고 한다"면서 "선수들에게 조금 더 절실함을 느끼게 하면 내년 부산 세계선수권과 도쿄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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