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분 깊은 공필성 코치에게 과격한 말 한 건 사실…선수에겐 대응 안 했다"
"경기 뒤 공 코치에게 사과 전화…양 감독님께도 전화 드렸는데 연결 안 돼"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태형(51)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정수빈(28·두산)이 공에 맞은 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동시에 "선수에게 심한 말을 했다"는 주장에는 강하게 부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28일) 정수빈이 투수(구승민)의 공에 맞아 다치는 장면을 보고 감정이 너무 격해졌다. 팬들과 양상문 감독님 등 롯데 관계자들께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나를 돌아보겠다"고 말했다.이어 "내가 선수에게 직접 심한 말을 했다고 알려져 있더라.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친분이 있는 공필성 롯데 수석코치와 옆에 있던 주형광 투수코치에게는 심한 말을 하긴 했다.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해 그런 말을 한 건, 내 잘못이다. 그러나 선수에게 직접 욕설 등을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산과 롯데가 맞붙은 2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는 김태형 감독과 양상문 롯데 감독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대치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벌어졌다.
사구가 사건의 발단이었다.
두산이 9-2로 크게 앞선 8회 말, 2사 1, 2루에서 롯데 우완 구승민의 공이 두산 정수빈의 허리를 강타했다. 정수빈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두산은 7회에도 정병곤이 상대 투수의 공에 허리를 맞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홈플레이트 근처로 다가왔다. 그리고 롯데 공필성 수석코치에게 불만을 표했다.
김 감독은 "정수빈이 '악'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처음에는 선수 상태를 확인하려는 마음이었다"며 "그런데 선수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내 감정도 격해졌다. 마침 평소 편하게 얘기하는 동갑 공필성 코치가 앞에 있었고 '정말 이래도 되는 거냐'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지 말아야 했는데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욕설도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 정수빈은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이 투수 구승민에게도 심한 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감독은 이에 "공 코치에게 욕설을 한 건, 무조건 내 잘못이다. 팬들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 더 깊이 반성한다"며 "감독이 다른 팀 선수에게 화를 내겠는가. 정말 공 코치와 주 코치에게만 불만을 표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28일 경기 뒤 공 코치에게 전화해 "내가 말이 심했다. 선수가 부상을 당해 흥분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양상문 감독에게도 전화를 걸었지만, 양 감독이 받지 않았다. 김 감독은 "다시 전화를 드릴 생각이다. 일단 공 코치에게 '양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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