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이중장부를 통해 결재 서류를 조작하거나 공사 대금을 부풀려 결제받는 등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린 임직원들이 잇따라 법의 심판을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송승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업체 전 경리직원 문모(38) 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하고 같은 업체 총무팀 직원인 이모(45)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문 씨는 200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 목동 소재 A 업체에서 거래처 송금과 입출금 등을 담당하며 대금 관련 지출결의서를 복사한 뒤 이중으로 결재 받는 수법으로 모두 1천122회에 걸쳐 31억여 원을 횡령했다.
이 씨는 문 씨의 범행을 묵인하는 대가로 문 씨가 횡령한 금액 중 2억4천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문 씨는 횡령한 금액 중 이 씨에게 건넨 것과 회사를 위해 쓴 액수를 제외한 24억여원을 생활비 등으로 모두 썼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횡령 금액이 거액이고, 문 씨가 아무런 변제 없이 향후 일을 해서 돈을 갚겠다고만 진술하고 있어 피해 복구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판시했다.
또 수원지법은 공사 대금과 인건비 등을 부풀려 결재받아 10억여원을 챙긴 B 건설업체 전 현장소장 송모(45) 씨에 대해 징역 3년 6월을, 같은 업체 이사 하모(50) 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각각 선고했다.
또 이들이 횡령으로 가로챈 금액 중 1천만원을 추징했다.
송 씨는 2013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B사에서 현장소장으로 재직하며 작업자들의 단가를 부풀리거나 식비 등을 과다 청구한 뒤 상당 부분을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10억여원을 챙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다.
하 씨는 송 씨가 올린 허위서류를 재가한 뒤 이익금을 함께 챙겨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형사11부 이창열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횡령한 돈을 현장 운영비로 사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 목적과 취지가 법령이나 사회상규에 위반된 행위로서 용인할 수 없는 경우"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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