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에 살거나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이 유럽이 아닌 지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직불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살 경우 지불해온 카드 수수료가 앞으로 평균 40% 정도 인하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9일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비(非)유럽권에서 발행된 자사의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이용한 유럽 내 국제거래에 부과해온 카드 수수료를 내리겠다고 제안해와서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물건을 살 경우 소매업자들은 카드 회사에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불하게 되는데, 그동안 업자들은 이 수수료를 물건값에 반영해 소비자에게 전가해왔다.
EU는 그러나 카드 회사들이 과도하게 거래수수료를 부과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카드 회사와 협의를 벌여왔다.
그 결과 EU는 지난 2015년 카드 회사 측과 1차적으로 EEA(유럽경제지역, EU와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3국을 합한 지역)에서 발행된 카드를 역내에서 사용할 때 부과하는 수수료를 신용카드의 경우 0.3%, 직불카드는 0.2%를 넘지 못하도록 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EEA가 아닌 지역에서 발행된 카드는 그동안 이런 규정의 적용을 받지 못해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EU와 카드 회사들은 비EEA에서 발행된 카드를 이용한 국제거래에 대해서도 이 규정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앞으로 한국 관광객이 벨기에에서 식사한 뒤 비자나 마스터카드로 비용을 치를 경우 종전보다 인하된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게 된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카드 회사들의 이번 조치로 유럽 소매업자들이 가격을 낮추게 돼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혜택을 받게 된다며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마스터카드와 비자가 EEA 이외의 지역에서 발행된 카드를 사용해 유럽에서 거래할 경우 적용해온 수수료를 상당폭 인하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이번 조치로 유럽 소매업자들이 비용을 절감하게 돼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위는 이번 조치로 인해 소비자가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사용할 때 부담하는 수수료가 평균 40% 인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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