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실, 트럼프·에르도안 통화 공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 도입을 목전에 두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애쓰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S-400 실무회의' 운영안을 논의했다고 터키 대통령실이 공개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 S-400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매에 관한 실무회의를 구성·운영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S-400 실무회의 또는 실무그룹은 터키 외무장관 등이 앞서 이달 초부터 제안한 내용이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터키의 S-400으로부터 안보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터키와 나토가 실무회의를 구성해 기술적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터키는 이달 중순에도 에르도안 대통령 사위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 등으로 구성된 장관급 대표단을 워싱턴으로 보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터키의 S-400 도입이 미국과 나토에 위협이 아니라고 설득했다.
미국은 터키의 제안에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과 나토는 터키가 S-400 대공미사일과 F-35 전투기를 동시에 운용하면, F-35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한다.
이달 3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터키의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 계획을 지적하면서 "터키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군사동맹의 파트너로 남을지, 아니면 무모한 결정으로 동맹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국 상원의 양당 의원 4명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연말까지 터키는 F-35 전투기와 S-400 미사일 가운데 어느 하나를 갖게 될 것이며 둘 다를 갖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이러한 기류를 고려하면 터키가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고 S-400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을지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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