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강 수사로 증거·진술 추가 확보…'살인 및 시체유기' 적용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재혼한 남편과 함께 중학생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친모(親母)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16일 광주 동부경찰서는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유모(39)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구인절차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3일 검찰에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해 유 씨 구인장을 발부받았다.
유 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께 전남 무안군 농로의 승용차 안에서 재혼한 남편 김모(31) 씨와 함께 만 12세인 중학생 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이튿날 오전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는다.
"친딸 살해 의붓아버지와 공범" 친모에 구속영장 신청 / 연합뉴스 (Yonhapnews)
남편 김 씨는 저수지에 버린 딸의 시신이 반나절 만에 행인에게 발견되자 경찰 지구대를 찾아가 자수했다.
경찰은 부부가 범행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30일 유씨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달 2일 열린 첫 번째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유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영장전담판사는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수집된 증거자료만으로는 유 씨가 딸의 살해를 공모했거나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기 부족하고, 시체유기 방조와 관련해서도 소명이 부족하거나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유 씨는 당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남편이 어린 아들도 죽이고 나도 죽일 것 같아서 무서웠다' 등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첫 번째 구속영장 기각 이후 보강 수사를 벌여 딸의 시신에서 수면제 성분을 확인하고, 친모 유 씨가 살해 이틀 전 수면제를 처방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부부가 딸의 시신을 저수지 바닥에 가라앉히는 데 쓰려고 구매한 그물 등 증거물도 추가로 확보했다.
남편 김 씨가 딸을 승용차 뒷자리에서 목 졸라 살해하고 나서 시신을 트렁크에 실을 때 유 씨가 거들었다는 부부의 일치된 진술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강 수사를 통해 유 씨가 남편과 함께 범행했다는 판단을 내려 구속영장을 재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 번째 구속영장의 발부 여부와 상관없이 유 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