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폐아가 진단되는 시기는 보통 3~4살 때이다.
그러나 자폐아 진단이 가능한 최적 시기는 한 살이 조금 지난 생후 14~16개월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자폐증 센터(Autism Center)의 카렌 피어스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은 자폐아는 생후 14~16개월 때 자폐증 전문가에 의해 90%에 가까운 정확도로 진단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9일 보도했다.
부모 또는 의사가 생후 12~36개월 사이에 자폐아가 아닌가 의심된다면서 자폐증 전문 심리학자에 판단을 의뢰한 유아 1천269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아이들은 전문가의 첫 판단 이후 최소한 한 번 이상 재판단을 받았다.
생후 14개월에 처음 자폐아로 진단된 아이는 79%가, 생후 16개월에 자폐아로 첫 진단을 받은 아이는 83%가 생후 3년 재판단에서도 자폐아로 확인됐다.
이에 비해 생후 12~13개월 사이에 자폐아 진단을 받은 아이 중 생후 3년 재판단에서 자폐아로 확진된 경우는 50%에 불과했다.
24%는 1차 판단에서는 자폐아가 아니라고 판단됐으나 나중 재판단에서 뒤늦게 자폐아로 진단됐다.
이 아이들은 첫 판단에서는 발달 지연 또는 언어 지연만 보였을 뿐 자폐증의 특이적 증상인 사회성 결손은 감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후 점차 지연발현(late-onset) 자폐증으로 이행됐다.
전체적인 결과는 생후 14개월부터 자폐아 평가를 시작하는 것이 진단 정확도가 높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자폐아는 생후 1년이 되기 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증상 가운데는 자기 이름을 불렀는데 반응하지 않거나 어떤 물건을 가리켰는데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는 이른바 상호주의 행동(joint attention behavior)을 보이지 않는 것이 포함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자폐아는 가능한 한 일찍 발견해서 일찍 치료를 시작해야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사회행동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전전두엽과 측두엽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신호를 주고받는 시냅스(synapse)의 밀도는 출생 후부터 생후 1~2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하기 때문에 뇌가 급속히 성장하는 이 시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온라인판(4월 29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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