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계열사 성장동력은 '비계열 시장'…"그룹 의존도 줄이자"

입력 2019-05-01 06:11  

현대차 계열사 성장동력은 '비계열 시장'…"그룹 의존도 줄이자"
글로비스, 완성차해운 실적 사상 최대…"비계열 매출 첫 50% 돌파"
모비스, 핵심부품 '비계열 수주' 확대 주력…"올해 28% 증가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현대차그룹의 부품·물류 계열사들이 '비계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의존하는 성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계열사의 1분기 실적을 보면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 내부시장)' 비중 축소에 성공한 현대글로비스[086280]가 가장 뛰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1분기에 '완성차 해상운송'(Pure Car Carrier·PCC) 부문에서 비계열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덕분에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의 1분기 PCC 매출액은 4천4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급증했으며,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차량 수송으로 발생한 매출액의 비중은 52%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 4조2천208억원, 영업이익 1천853억원을 거둬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6%, 23.1%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2009년 PCC 사업에 진출한 이후 현대·기아차 외에도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중장비 제조사, 중고차 유통사 등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벌인 결과 비계열 매출 비중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미국 테슬라의 모델3을 미국에서 북유럽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따내는 등 다양한 수주 실적을 거두고 있다.
또한 올해 3월에는 스웨덴 선사 스테나 레데리와 유럽 해운 합자회사 '스테나 글로비스'를 설립해 유럽 현지에서 완성차 연안 해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PCC 선사로서는 처음으로 차량 7천300여 대를 동시에 수송할 수 있는 '포스트 파나막스'급 운반선을 투입했으며, 자동차선 전용 부두를 운영하는 일관물류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SK증권[001510] 유승우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 물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도를 높여가는 현대글로비스 PCC의 성장을 놀라울 정도"라며 "올해 연간 비계열 매출 비중이 50%를 상회하고 PCC의 올해 매출액은 1조8천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모듈·핵심부품 제조업체인 현대모비스[012330]도 비계열사 핵심부품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상으로 수주한 핵심부품 실적은 16억5천700만 달러(약 1조9천320억원)로 전년보다 36.4% 급증했으며 올해는 21억1천600만 달러로 27.7%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1분기에 완료한 핵심부품 비계열 수주는 1억1천400만 달러에 이르며 지역별로는 북미 1천500만 달러, 중국 1천800만 달러, 일본 8천100만 달러 등이다.
아울러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제품도 기존의 램프 위주에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미국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는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DIH)와 ADAS용 레이더 등을 납품하고, 중국 시장에는 전자식 조향장치(R-MDPS)와 전자식 차체 제어 시스템(ESC), 배터리 충전기(OBC)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배기가스 규제에 따른 친환경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일본 업체에도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와 디지털 오디오, 센터 디스플레이 등 램프 외 수주 제품군 다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DB금융투자[016610] 김평모 애널리스트는 "해외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제품이 기존의 램프에서 MDPS,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레이더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며 "다른 완성차업체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엔진과 정밀기계 등을 제조하는 현대위아[011210]는 매출의 현대·기아차 비중이 높아 1분기 실적이 다른 계열사보다는 부진했다.

현대위아는 1분기 매출액이 1조8천49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전망치보다는 낮았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애널리스트는 "차량부품 부문에서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 회복이 더딘 가운데 원가절감 압박으로 수익성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며 현대위아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대위아 역시 비계열 매출 비중을 늘리기 위한 영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올해 2월 현대위아의 중국 산둥(山東)법인이 중국 후난(湖南)성의 완성차 업체인 창펑(長豊)자동차와 8천400억원 규모의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justdu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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