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루엔 등 인화물질 40t 저장된 탱크 둘러싸고 목숨 건 배수진
(군포=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30일 오후 11시께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 강남제비스코 공장.
공장 내부 한 편에 설치된 하얀색 대형 저장 탱크 주변으로 소방대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탱크 주변 사방을 막고 일렬로 늘어선 대원들은 각각 소방호스를 부여잡고 실시간으로 번져오는 화마와 사투를 벌였다.
단 하나의 불티라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 탱크 위까지 올라가 배수진을 쳤다.
이 탱크는 페인트 제조 공정에 쓰이는, 톨루엔과 자일렌 등 4류 위험물로 분류된 인화성 액체 40t가량이 저장된 곳이었다.
군포 페인트 공장 큰불…3시간 만에 진압·인명피해 없어 / 연합뉴스 (Yonhapnews)
탱크 바로 앞으로는 마찬가지로 인화성 물질이 담긴 드럼통이 4단으로 수십 개 쌓여 있어, 불티 하나라도 옮겨질 경우 대규모 재난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이 정도 양의 인화 물질이 한꺼번에 터지면 폭발로 인해 부산물이 수백m를 날아갈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낸다"며 "뿐만 아니라 소방대원들을 비롯한 대규모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주변 공장지대로 불길이 번져 더 큰 사태로 번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탱크 주변의 대원들이 배수진을 치는 동안 소방당국은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를 발령, 군포는 물론 의왕, 안양, 수원, 과천, 시흥 등 인근 소방서의 역량까지 동원해 총력전을 펼쳤다.
고성능 화학차 등 장비 120여대와 소방관 등 350여명이 투입된 사투 끝에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11시 55분께 큰 불길을 잡고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소방대원들의 목숨을 건 진화 작업 덕에 위험물 탱크 주변의 불티는 대부분 사그라든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출동한 소방관들은 현장을 파악하자마자 본능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는 곳으로 달려가 현장을 지켰다"며 "안일하게 대처했다면 시민들은 물론이고 현장 인원들도 모두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진화를 완료하는 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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