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HF, 김상욱 활약 조명 "한국 대표팀 리빌딩 주역"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에서 3골 3어시스트 대활약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 김상욱(31·안양 한라)이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리그(KHL) 도전을 앞두고 국제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은 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9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A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상욱을 비중 있게 조명했다.
김상욱은 헝가리와의 1차전에서 2골 2어시스트 '원맨쇼'로 5-1 대승을 견인했고, 슬로베니아와의 2차전에서는 1골 1어시스트로 5-3 역전승에 큰 힘을 보탰다.
슬로베니아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스타 안제 코피타(로스앤젤레스 킹스)가 합류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이변의 제물이 됐다.
한국은 2006년 이후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6전 전패하다가 첫 승리를 거두고 대회 2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세계 16위인 한국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뛴 7명의 귀화 선수 중에서 3명만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한국은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비웃듯 2년 전 우크라이나 키예프 대회 당시의 기세를 초월하는 괴력으로 월드챔피언십 복귀 가능성을 높였다.
그 중심에는 김상욱이 있다. 형인 김기성과 함께 대표팀 부동의 1라인 공격수인 김상욱은 2경기에서 3골 3어시스트 활약으로 6포인트(골+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포인트와 골, 어시스트 부문에서 모두 1위다.
특히 헝가리전에서 순수한 개인기로 만들어낸 골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4-1로 앞선 3피리어드에서 안진휘의 패스를 받은 김상욱은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꿔 직각으로 퍽을 드리블해 수비수를 간단히 따돌린 뒤 그림 같은 장거리 백핸드 샷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IIHF는 "그동안 해외 미디어는 한국 대표팀에서 뛰는 북미 출신의 귀화 선수들에게 초점을 맞춰왔다"며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최근 몇 년간 뛰어난 활약을 펼친 자국 선수들이 있고, 특히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김기성과 김상욱 형제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 대표팀은 김기성-상욱 형제를 비롯해 토종 선수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팀을 조직해 월드챔피언십 복귀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욱은 IIHF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왔다"며 "우리는 충분히 월드챔피언십에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올림픽과 월드챔피언십 출전 경험이 이번 대회에서 승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젊은 선수들이 정말로 잘해주고 있고, 대회 준비 과정도 무척 좋았다"고 소개했다.
2011년부터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 중인 김상욱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아이스하키 최고의 선수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통산 289경기에서 97골 249어시스트를 올린 김상욱은 2011-2012시즌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6-2017시즌에는 한국 선수(귀화 선수 제외) 최초로 포인트왕(골+어시스트)에 등극하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등 아시아리그 최고 공격수로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
IIHF는 "김상욱은 (이번 대회 개최 장소이자 KHL 바리스 아스타나의 홈구장인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의) 바리스 아레나에서 다음 시즌에 뛸 수 있다"며 김상욱의 KHL 도전을 소개했다.
김상욱은 이번 대회가 끝난 직후인 다음 달 9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 KHL 쿤룬 레드스타의 트라이아웃 캠프에 참가해 한국 선수 최초의 KHL 진출을 노린다.
김상욱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기회가 온다면 분명히 KHL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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