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붙들고 있는 건 저항이자 영웅적 행동"

입력 2019-05-01 14:37  

"삶을 붙들고 있는 건 저항이자 영웅적 행동"
절망 속에서도 사랑은 꽃핀다…소설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자기가 살아남는 쪽을 택한 건 나치 놈들에 대한 저항이야. 삶을 붙들고 있는 건 저항 행위라고. 영웅적 행동이야."
1942년 나치 유대인 수용소인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로 끌려온 슬로바키아 출신 랄레 소콜로프는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었다.
문신을 새겨주는 '테토비러' 보직을 받은 소콜로프가 수용소 안에서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생존에 대한 갈망과 집념은 더욱 커졌다.
나치의 만행에 힘들어하는 연인 기타에게 소콜로프는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 행위 자체가 나치에 대한 '저항'이자 '영웅적 행동'이라고 말한다. 탄압에 맞서는 삶을 향한 의지 자체가 중요하고 고결하다는 의미였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오늘 밤 죽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수용소의 삶. 희망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그곳에서 두 남녀는 평생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소설 '아우슈비츠의 문신가'(스토리콜렉터 펴냄)는 실존 인물 소콜로프의 아우슈비츠 생존기와 러브 스토리를 다룬 실화 소설이다.
그런데 극한 상황을 그리다 보니 가공한 이야기보다 더 극적이다. 저자 헤더 모리스는 노신사 소콜로프를 만나 아우슈비츠에서 있었던 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시나리오로 옮기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다만 4년 가까이 아우슈비츠에서 '테토비러'라는 특수 보직을 받고 일했던 소콜로프는 나치 부역자로 몰릴까 봐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소콜로프의 생각이 바뀐 건 아내 기타가 2003년 별세하고 나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모리스의 시나리오는 각본상을 받고도 영화화되지 못했지만, 어떻게든 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열망에 소설로 출간한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출간 직후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라 68주 톱10을 지켰고 미국에서도 뉴욕타임스, 타임스 등의 집계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세계 43개국에서 판권을 계약했고 지난해 가디언 선정 '최고의 책'이 됐다.
박아람 옮김. 356쪽. 1만3천800원.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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