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굿판 등 공연 두고 기독교계 반발…추진위 "종교와 무관" 해명
(보은=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 보은 속리산 일원에서 올해 처음 열리는 '2019 속리산 신(神) 축제'를 놓고 축제 추진위원회와 지역 기독교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추진위는 1일 보은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신 축제'는 기존의 '속리축전'을 확대·보완한 게 대부분이고, 일부 변경 프로그램은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 축제'는 전통문화를 축제로 만들어 관광 상품화하려는 것이지 종교적 행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또 "일부 종교단체가 문제 삼는 전통문화공연은 역사에 고증된 사실을 소재로 관광객에게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려는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부연했다.
추진위가 준비 중인 전통문화공연은 하회별신굿탈놀이, 양주소놀이굿,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진도씻김굿 등 10개 국가무형문화재와 26개 시·도무형문화재다.
추진위는 "세계유산과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보은군의 대외적 인지도를 높이고,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축제 취지를 이해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보은군기독교연합회는 '신 축제'와 관련,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 "속리산의 훌륭한 관광자원은 다 사장한 채 주최 측도 이해하지 못한 신이란 테마로 축제를 연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신이라는 이름으로 미신이나 굿판을 벌이고, 특정 종교와 손잡고 사람만 모아 보려는 어리석은 일로 이를 군에서 행하는 것은 더욱 부끄러운 일"이라며 "문화를 빙자한 신 축제를 보은군에서 개최하는 것을 결사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보은교회(1일), 보은중앙교회(8일)에서 기도회를 여는 등 '신 축제' 개최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도 예고했다.
보은군은 속리산 가을 잔치인 '속리축전'을 확대해 올해부터 매년 봄 '속리산 신 축제'를 열기로 했다.
예산도 기존 1억2천500만원에서 4억5천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첫 행사는 석가탄신일이 낀 오는 10∼12일 속리산 잔디공원, 훈민정음 마당, 법주사 일원서 열린다.
'신 축제'는 속리산 산신제와 더불어 전국의 유명 굿판을 감상하는 굿 잔치, 외줄 타기 등으로 꾸며진다.
속리산 높이에 해당하는 1천58명분 초대형 산채비빔밥을 만들고, 국내 유일의 목조탑인 법주사 팔상전(국보 55호)을 돌면서 소원을 비는 탑돌이 행사도 준비된다.
법주사에서는 신라 불교에서 행하던 참회의식인 점찰(占察)이 재현된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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