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관용' 강력 대응 예고 후 최루가스·고무수류탄 사용
파리 전역에 경찰 7천400명 배치…드론으로 시위대 움직임 관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1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일부 과격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집회에는 기존 노조원들과 함께 '노란 조끼' 시위대, 극좌 및 반자본주의 성향 조직원 등 수만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대부분 시위대는 파리 남부 지역을 차분한 분위기 속에 행진했으나, 일부 강경 시위대는 경찰과 충돌했다.
'노란 조끼' 시위 당시에도 폭력성을 노출한 극좌성향의 무정부주의 단체인 '블랙 블록'(Black Blocs)은 몽파르나스 지역에서 시위대 전면에 나서 병과 각종 물건을 경찰을 향해 던졌다.
이들은 복면이나 후드 티셔츠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시위에 나섰다.
이에 경찰은 최루가스와 '고무 알갱이 수류탄'(sting-ball grenade) 등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200여명이 체포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파리 외에 보르도와 마르세유, 툴루즈 등 프랑스 내 다른 지역에서도 노동절 집회가 열렸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이날 노동절 집회가 폭력적으로 변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1일 노동절 집회 당시에도 1천200여명의 폭도들이 파리에서 공공기물을 파손하고 경찰과 충돌한 바 있다.
시베스 은디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노동절 집회에 대비해 7천400명의 경찰을 파리 전역에 배치했으며, 만약 폭력 양상이 나타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문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여러 단체가 파리를 "폭동의 수도"로 변모시키자고 촉구하는 내용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정보에 따르면 최대 2천명의 급진 활동가들이 무법과 폭력을 퍼뜨리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이미 사전 검문검색 등을 통해 칼 등 무기를 소지한 이들을 포함해 일부를 구금했다고 밝혔다.
'노란 조끼' 시위대 역시 이번 노동절 집회에 대거 참여했다.
'노란 조끼'는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시민 집회로, 집회 이름은 프랑스에서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차에 비치하는 형광 노란 조끼를 참가자가 입고 나온 데서 붙여졌다.
지난해 11월 중순 유류세 인하 요구로 시작했지만 이후 서민경제 개선과 직접 민주주의 확대, 마크롱 대통령 퇴진 요구로 확대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노란 조끼' 시위 이후 국민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사회적 대토론을 개최한 뒤 지난달 25일 50억 유로(약 6조5천억원) 상당의 소득세 인하 등을 포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노란 조끼' 시위대는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내놓은 제안이 너무 늦은 데다 기대에 못 미친다며 시위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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