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 "北 외교관들, 김일성 목숨 구한 소련 장교 묘지 방문"

입력 2019-05-01 17:15  

타스 "北 외교관들, 김일성 목숨 구한 소련 장교 묘지 방문"
노보시비르스크 출신 노비첸코…"지난주 방러 김정은 위원장이 지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지난주 방러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김일성 주석의 목숨을 구했던 옛 소련군 장교의 고향 집을 방문해 헌화하고 후손들도 만난 것으로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주에 있는 옛 소련군 장교 야콥 노비첸코(1994년 사망)의 무덤과 고향 집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노비첸코는 지난 1946년 3월 1일 평양역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서 연설 중이던 김일성을 향해 날아든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냄으로써 후에 북한 '로력영웅'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당시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사령부 소위 신분으로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오른손을 잃고 몸 여러 군데에 중상을 입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으며, 전역 후 고향인 노보시비르스크주의 트라브노예 마을로 돌아가 농민으로 살다 1994년 12월 숨졌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 1984년 소련을 공식 방문할 때 생명의 은인인 70대의 노비첸코를 만나 '로력영웅' 칭호를 부여하고 그를 북한으로 초청했으며,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에게도 매년 그의 노보시비르스크주 거주지를 방문해 선물 등을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그와 그의 가족은 김 주석의 초청에 따라 국빈대우를 받으며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했었다.
북한 외교관들은 노비첸코의 105회 생일(4월 28일)과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방문(24~26일) 등에 맞춰 지난 28일 노보시비르스크주에 사는 그의 후손들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외교관들은 이후 노비첸코의 무덤을 찾아 헌화하고 그의 고향 집 뜰에 '우호의 나무'로 불리는 사과나무를 심었다고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가 타스 통신에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그의 방러 직후에 이뤄진 이번 행사는 여러모로 조부인 김일성 주석을 모방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도적 노력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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