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전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 카를로스 케이로스(현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와 이란축구협회가 연봉 미지급 문제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상대방을 제소해 다툼을 벌이게 됐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8년간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 2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하는 등 좋은 성과로 이란 축구 팬에게 호평받았으나 결국 돈 문제로 자신이 몸담았던 이란축구협회와 볼썽사납게 '이혼 재판'을 벌이게 됐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달 14일 이란 현지 언론에 이란축구협회에서 연봉 가운데 90만 달러(약 10억2천만원)을 받지 못했다면서 FIFA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일간 테헤란타임스와 인터뷰(4월 27일자)에서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이 대이란 제재 탓에 이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하는 데 이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내가 연봉을 못 받은 것은 제재 때문이 아니라 타즈 회장이 나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란축구협회도 잘 안다"며 "한마디로 타즈 회장은 모두에게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란축구협회는 1일 현지 언론에 "케이로스 감독과 얽힌 계약상의 논쟁과 관련해 축구협회를 겨냥한 그의 의혹 제기에 대해 FIFA에 제소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케이로스 감독이 책임자로 지목한 타즈 회장은 "연봉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이란은행의 (외화) 거래를 막은 제재 때문이다"라고 반박했다.
이란축구협회는 "우리는 계약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다만 (제재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뿐이다"라며 "그런데도 케이로스 감독은 계속 허위 사실을 주장하면서 FIFA의 윤리규정을 계속 어긴다"라고 비판했다.
케이로스 감독의 변호인은 미지급된 90만 달러는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뒤 올해 1월 아시안컵 대회까지 계약을 연장하면서 받아야 할 6개월 치 급여와 그 이전 일부 기간에 해당하는 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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